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신종 플루가 사회를 가히 패닉상태로 몰아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도 설마했던 사망자가 발생한데다 매일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100여명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11월경에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예고되어 있고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9월초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을 초과해 학부모는 물론,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것도 현실이다. 지역 내 큰 가을철 행사중 하나인 강원감영제나 각 읍면동 체육대회 같은 행사가 모두 취소되거나 축소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인 것 같다. 정부는 치료제 비축량을 늘리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고 강제 실시도 검토하는 등 혹시나 하는 국가적 전염병 대란에 대비하고 있다. 대통령도 긴급 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치료제를 국민의 20%선까지 확보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항바이러스제제의 경우 약 531만명분(전체 인구의 11% 수준)을 비축중이나 20%선을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행을 대비해 25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고 전 세계적인 유행에 따른 백신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을 추가 확보해 당초 계획한 인구 대비 27%에 해당하는 백신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언론에서는 신종플루로 마치 사회가 파괴될 것처럼 잔뜩 겁을 주고 있다. 모 국회의원은 정부 자료를 토대로 신종플루 대유행시 적극적 방역을 하더라도 입원한자 10만∼15만명, 사망자 1만~2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사망자 규모로만 보아도 섬뜩한 수치이며 국민적 불안감과 정부 방역체계에 대한 극심한 불신이 우려된다.

신종플루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론을 모아야할 정부도 가장 먼저 홍보성 대책발표에 편승한 점 역시 못 미더운 측면이 있다. 거점병원과 약국을 지정함으로써 무언가 움직이려는 모습은 보였을지 몰라도 국민적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기만 했다. 보는 이에 따라 신종플루의 확산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사회적 공포를 부추기는 모양새로 비쳐지기도 한다. 마치 냉정을 잃은 듯한 정부와 언론의 호들갑 속에 제약업계가 구원투수로 나서는 형국이다.

이상의 정황을 종합하면 우리가 정작 경계할 것은 사회를 일방 통행식으로 몰고 가는 심리적 공포다. 그러나 냉정히 사태를 본다면 6천여명이 넘는 지금까지의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4명. 사망자 보고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확진환자 가운데 사망확률이 미국은 0.2%인데 우리나라는 불과 0.1%도 안되는 훨씬 낮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폐렴에 감염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은 더 떨어진다. 과거 사스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10%대 사망률을 보인 곳도 있었다.

사스가 상륙하지 못한 나라에 신종플루가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은 신종플루가 전염성은 빠르지만 사스 만큼 치사율이 높지 못할 뿐 아니라 웬만큼 대처방법이나 치료가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반증된다. 즉 신종플루는 예방만 잘하면 대적하기 힘든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

건강한 면역체계를 갖추면 플루도 도망가고 구강, 비강, 손발 등 인체부분과 주변 공기오염에 대비한 철저한 위생관리만 주의하면 신종플루는 어쩌면 찰나적 이슈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일부 광고는 폐렴백신이나 계절백신이 신종플루를 막을수 있는 것처럼 하고 있다. 심지어 비타민C, 면역증강제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모두 신종플루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전문의는 말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폐렴백신은 거의 세균성 폐렴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신종플루같은 바이러스성에는 효과가 없다. 치료제와 백신에서 신종플루로부터 자유를 구해서는 안된다.

지난달 28일 여당의 모 국회의원이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한 것을 보면 국민의 82%가 신종플루 백신이 출시될 경우 접종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국회의원은 국민의 82%가 접종할 경우 정부가 확보할 예정인 백신물량은 1천336만명분에 불과해 전 국민의 55%에 달하는 약 2천600만명분의 백신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자칫하면 나중에 가짜 백신의 유통, 불법적인 백신의 밀반입도 우려될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이 신종플루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줄 구세주는 결코 아니다. 국민이 과민하면 정부는 손 쓸 겨를조차 없이 우리사회 전체가 거의 혼돈에 가까운 혹은 공황 상태로 접어드는 것을 방치할 수밖에 없다.

 알지만 외면하고 묵인하는 사이에 다가오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신종플루를 치유하는 최선의 선택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