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통합공사가 강원도 지역본부 소재지를 춘천에 둘 것으로 보인다. 발표만 안했지 내부적으로는 결정됐다는 것이 통합공사 내부 분위기다.

원주에 있는 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가 춘천에 있는 토지공사 강원지역본부보다 규모가 큰데도 춘천에 통합공사 지역본부를 두려는 것은 도청이 춘천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원도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원주에 있는데도 강원지방 중소기업청이 춘천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논리다. 문제는 토지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가 춘천으로 확정되기까지 원주는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원주시의회가 지난 11일 원주유치 건의문을 채택, 국토해양부 장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게 발송했지만 이미 춘천으로 분위기가 기운 뒤다. 본보가 지난 5월 이후 세차례에 걸쳐 강원지역본부 원주유치와 관련한 기사를 보도했지만 지역사회 움직임은 없었다.

토지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를 원주에 둬야 하는 이유는 지역이기주의 차원이 아니라 사업추진의 효율성 면에서 춘천보다는 원주가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주택공사 강원본부가 규모면에서 토지공사 강원본부보다 크고, 토지공사 강원지역 본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규모도 춘천보다 원주가 훨씬 많다. 이 두가지만 보더라도 강원지역본부는 원주에 두는 것이 순리다. 도청과의 업무연관성에서는 춘천이 유리하겠지만 도내 전역의 사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평균 이동거리가 짧은 원주가 훨씬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순발력있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도단위 공공기관은 무조건 도청이 있는 춘천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 순응하는 무기력한 사고 때문이다. 원주는 명실공히 강원도 제1의 도시이자 모든 분야에서 춘천에 비해 활발하게 발전하는 도시이다. 혹여 원주 이외 도시들의 시기가 두려워서라면 이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강원도 발전을 위해서는 나눠먹기식이 아니라 중심도시를 발전시켜 동반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 필요하다. 원주시가 해야할 일은 이러한 논리를 이해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시장이나 원주시 공무원들이 풀어가기는 행정조직이라는 한계성 때문에 쉽지 않다. 바람직한 것은 지역 정치인, 사회단체, 언론 등이 유기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정치적으로 풀어가려는 노력이다. 이는 지역 정치역량을 결집해 현안문제에 긴밀하게 대처하는 상시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가능하다.

시장, 시의장, 국회의원, 중앙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인사 또는 출향인사, 사회단체 지도층 인사 등이 현안문제가 발생할 경우 머리를 맞대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