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강원감영 우리에게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지난 3일 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는  '강원감영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강원감영문화제를 앞두고 강원감영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연세대 원주캠퍼스 오영교 교수는 강원감영의 역사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러한 소중한 문화자산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토론자들도 이구동성으로 강원감영문화를 발굴하고 재정리해 문화자산화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가 '강원감영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해 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명제 자체가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끊임없이 고민해야할 과제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강원감영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강원감영문화의 재활용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강원감영은 일부 연구자의 학술연구 차원에서 진행돼 왔을뿐 일반 시민들에게는 하나의 문화재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원감영은 다른 도시들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유무형의 커다란 자산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감영이 원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원형이 상당부분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은 원주뿐인데다 원주가 옛날부터 중부내륙의 중심도시로 성장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강원감영이 존재할 당시 원주는 강원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교통여건이 우수했다. 지금 원주는 도청소재지는 아니지만 사실상 강원도 최고의 도시이다. 강원감영이 춘천으로 이전한 후 약 100여년간 위축돼 있었지만 이제 강원감영이 있을 때의 도시 위상을 되찾은 것이다.

또한 강원감영은 원주가 가질 수 있는 엄청난 문화적 자긍심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통과 명문을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학교도 이왕이면 전통이 있는 학교나 명문학교를 선호한다. 도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전통이 있는 도시는 일반도시들이 갖지 못한 문화와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강원감영문화를 문화적 자산으로 재활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가 토론회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우선은 강원감영에 대한 사료연구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외형적인 것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을 투입하면서 무형적 자산의 복원을 위해서는 무관심 했음을 반성하고 체계적인 사료연구와 자료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강원감영의 외형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는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