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농협, 손해 감수하고 정부 공매로 매각
지역농협별로 장려금 지원규모 놓고도 고민

올해 쌀 수매가격이 전년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막농협미곡종합처리장은 조생종 쌀 수매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원주를 비롯해 도내 미곡처리장마다 재고량이 남아있어 수매가격을 결정하지 못했다.

도내 첫 수매가격을 결정짓는 철원농협의 경우 통상적으로 8월말이나 9월초 수매가격을 결정했지만 재고량 소진이 안돼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도내 수매가격이 전반적으로 미정인 상태에서 원주지역 쌀 가격결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 쌀 가격 수매가격은 40kg 기준 추석 전에는 5만8천원, 6만원이었으며 추석후에는 5만3천원, 5만6천원이었다. 2007년 수매가격이 추석 전후를 기준으로 각각 5만3천원, 5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 가량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과 달리 전국적으로 재고량이 남아있고,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어 2년 연속 풍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매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문막농협미곡종합처리장 한창진 장장은 "2007년과 2008년은 각각 생산량과 재고량이 현저히 달라 수매가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재고가 남아있는 데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매가격 하락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협마다 장려금 지원규모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대비 수매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장려금 지원규모가 40kg 기준 5천~6천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

지난해 미곡종합처리장과 건조장에서 매입한 원료곡은 모두 1만7천548톤. 원주시는 올해 생산하는 쌀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쌀 생산량은 전년과 동일하지만 재고량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원주농협은 재고량을 줄이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원주농협은 작년 40kg 기준 5만3천원에 수매했던 쌀을 지난달 25일 공매를 통해 4만9천340원에 정부에 넘겼다. 원주농협이 공매를 통해 매각한 원료곡이 200톤인 것을 감안하면 1천800여만원의 손해를 입은 것.

중·만생종이 생산되는 오는 20일 이전까지 재고량을 소진해야만 수매가격 하락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장장은 "수매가격이 하락할 경우 판매가격도 동반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재고량이 하루속히 소진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