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시로 소독세정제를 이용해 손가락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어준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가 확산되면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대두되고 있다.

바이러스성 질환은 전염성이 강하고 일단 발병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치명적인 병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어 가볍게 대처했다가 큰 변을 당하기도 한다. 노로 바이러스(Norovirus)는 비세균성 급성위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데 이 바이러스는 90%정도 위장염을 유발한다. 굴과 같은 조개류에 의해 식중독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구토물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는데 모든 연령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은 대개 완전하지 않고 일시적인데 B형이나 AB형이 부분적으로 보호를 할 수 있는 증상이 있지만 O형은 감염가능성이 높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자칫 위생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그래서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발생빈도가 높아 가을로 접어드는 이맘 때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체온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카디건과 같은 긴팔 옷을 준비했다가 출퇴근길이나 기온이 떨어졌을 때 입어주면 도움이 된다.

임춘희 기자

A형 간염, 수인성 바이러스 질환

최근 국내에서 A형 간염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는데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는 달리 주로 입(경구)으로 감염이 이뤄진다. 감염 후에는 약 한 달 간 잠복기를 거쳐 피로감, 오심(구토하기 전 구역질 증상), 황달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국내 A형 간염 환자 수는 약 3만2천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64명 정도이다. A형 간염이 크게 유행했던   1960년대 미국 인구 10만 명당 30~40명, 1990년대 초반 중국 인구 10만 명당 58명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20, 30대 A형 간염 환자는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해 A형 간염에 노출되기 쉬운 반면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은 낮다는 것이 문제.

A형 간염은 환자가 분변을 통해 배설한 바이러스가 2차적으로 물이나 식품 오염으로 이어져 식품매개질환의 잠재적인 발생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A형 간염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백신 주사를 접종하고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 먹고 화장실 사용 후와 외출 후엔 반드시 손을 씻는 등 청결을 생활화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장염

처음엔 감기 증세와 비슷한 증상인 바이러스성 장염에 감염되면 설사를 계속하고, 배를 움켜잡고 데굴데굴 구를 만큼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열이 나고 어지러우며 두통이 있는데 이런 증상은 호흡기 증상을 제외하면 최근에 유행하는 신종 플루와 유사해 9월 이후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리면 신종 플루와 구별하기 어렵다.

또한 장염은 식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이기도 한다. 그런데 여름엔 잠잠하다 가을부터 기승을 부리는 것이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지난 2002년부터 올 4월까지 7년간 8월보다 9월에 87배 많이 발생했다(한국식품안전연구원 조사). 장염의 원인은 세균과 바이러스 두 가지인데, 세균이 여름에 번식하는 반면 바이러스는 가을에 급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거의 증식하지 못하다가 기온이 섭씨 4~10도, 습도 20~40% 정도 되는 가을부터 증식하기 시작해 기온과 습도가 더 떨어지는 겨울철에 더 크게 확산된다.

바이러스성 장염의 전염력은 신종 플루보다 훨씬 강하다. 신종 플루는 바이러스가 섞인 침이나 대변 등에 직접 접촉해야 전염되지만 노로 바이러스인 바이러스성 장염은 공기를 통한 전염도 가능하다. 또 장염 증상이 다 없어진 뒤에도 체내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 2주일 정도는 침, 배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노로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는 지난 2002년부터 2009년 4월까지의 원인별 식중독 발생건수 중 원인불명을 제외하고는 병원성대장균 1만1천93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만996명으로 나타났다. 발생건수로만 본다면 262건이 발생해 식중독 발생률이 가장 높은 원인 물질이다. 같은 기간에 바이러스로 인한 장염 발생 건수 중 94.2%가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었으며 환자 숫자도 전체 발병인원 중 92.4%에 달했다.
　특히 이들 장염환자 중 75.2%에 해당하는 8천   274명이 학교나 기업체 등의 집단급식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11월부터 1월까지 겨울철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방,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생굴, 육회 등 익히지 않고 먹는 식습관은 노로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이 되기 쉽다. 노로 바이러스는 70도 이상 고온에서 감염력을 잃기 때문에 모든 음식을 잘 익혀 먹어야 한다.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채류를 청결하게 씻어 충분히 섭취하고 인스턴트식품이나 외식을 삼가해야 한다.

또 바이러스성 식중독 위험이 큰 식품으로는 상추, 깻잎, 된장, 농후발효유, 샌드위치 등이 있는데 9월에 들어서면서 바이러스성 장염이 급증하는 것은 계절적인 바이러스 증식 요인과 함께 위생 관리 소홀이 원인.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리면 극심하게 아프지만 2~4일 정도만 제대로 관리하면 금방 회복이 된다. 하지만 올바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상이 쉽게 깊어지는데 지사제를 먹으면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물을 마시면서 설사를 계속해 원인이 되는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치료방법인데 끓인 보리차 물 1천㏄에 설탕 2티스푼과 소금 2분의 1티스푼을 넣어 지속적으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쉽게 전염된다. 따라서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할 때는 마스크를 사용하고 재채기나 기침이 나오면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한 다음 꼭 손을 씻어주야 한다.

문손잡이와 같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을 만졌다면 바로 살균세제로 손을 씻어야 하는데 손바닥에만 거품을 내지 말고 손가락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는다. 또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수건은 만지지 말고 손수건을 늘 휴대했다가 사용하도록 한다. 식재료와 식기류를 끓는 물에 가열하고 집안에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바로 처리하는 것이 확실한 예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