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군지사가 이전할 예정으로 되어 있는 문막읍 동화리 일대 주민들과 혁신도시 내에 있는 치악전술훈련장 이전 예정지인 판부면 서곡리 주민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군부대가 들어 오는 것만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동화리 주민들의 반대투쟁은 벌써 2년이 넘었다.

문제는 두 사안 모두 국방부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원주시 발전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하다. 이전 대상지 선정도 군부대가 일발정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원주시와 협의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군부대 이전 자체를 백지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군부대 이전과 관련한 주민들의 집단반발을 해결해야 할 주체는 원주시다. 국방부야 아쉬울 게 없기 때문에 원주시가 주체적 의지를 가지고 풀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된 상황을 보면 군이라는 특수성을 내세워 주민들이 양보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군이라는 특수집단을 상대로 하다보니 원주시 입맛대로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원주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대상은 군부대나 원만한 도시개발사업 추진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이다. 휴전선 인근에 있는 일부 도시들을 제외하면 어느 도시든 군사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 오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군부대 이전계획 단계에서 부터 이전 대상지 인근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치밀한 대책을 강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했어야 한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원주시와 군부대 사이에서 은밀하게 협의해 확정한 후 추진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원주발전의 첨병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문막에 대규모 부대를 주둔시키려고 한 것이나, 도심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 서곡리에 대규모훈련장을 조성토록 한 것은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주민반발을 자초한 것이다.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했거나 군부대와의 협의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또한 군부대 이전사업의 특수성을 간과한 결과다. 일반적인 도시개발 사업은 해당지역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되지만 군부대 이전은 오히려 주변 지역 사람들의 재산적 가치를 하락시키고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제라도 1군지사나 서곡리 치악전술훈련장 이전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사안 모두 협약서 체결 등 상당히 진전된 상태여서 백지화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백지화할 수 도 있다는 전제아래 해결하다보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