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어느 상표 아래 붙어 나오는 문구입니다. '작은도서관협의회'는 책의 소중함을 알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웃과 함께 나누길 원하는 마음으로 마을에 조촐하게 자리잡은 마을문고들의 모임입니다.

지역주민들의 인식부족으로 침체된 마을문고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2008년 3월 29일 발대식을 갖고 얼마되지 않았지만 소박하게나마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원주시가 후원하고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작은도서관이 주관하여 작년 9월 첫 주에 시작되었던 도서순환운동은 올 7월 마지막 주를 끝으로 요란하고 성대하진 않았지만 의미있는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도서순환운동 방법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15개의 마을 작은 도서관을 4개조로 나누어서 매주 목요일 오후2시에서 6시까지 네 곳의 아파트를 한 시간씩 순회하는 것입니다.

1년에 걸쳐 매주 하루 원주시 소재 135개의 아파트를 빠짐없이 순회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눈보라가 심하게 쳤고, 폭우로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날도 있었습니다. 각 도서관 운영자들도 예기치 못했던, 또는 피할 수 없는 급한 일들이 생길 때면 다른 조와 바꾸어 가면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몫을 성실하게 담당해 주었습니다.

한권의 책을 가지고 나와 수줍게 건네던 유아에서부터, 수백 권의 책을 직접 차로 운반하여 기증하신 분에 이르기까지 참여하신 분들의 뒷모습이 우리가 하는 운동에 의미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수거된 도서는 2개월에 한번씩 도서관별로 필요한 책들을 분배했고, 일부 많이 훼손된 책들은 폐품 처리되었습니다.

도서순환 운동을 통해 수거된 도서들의 통계를 내어보니 작년 하반기에 모아진 책이 3천800여권이었고, 올 상반기에 수거된 책이 6천900여권으로 모두 1만여권의 책을 기증 받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수량에서 나타나 있듯이 날이 갈수록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순환하는 날이 아니어도 제게 직접 전화를 주셔서 기증하시는 시민들도 날마다 더해졌습니다.

짧은 기간동안 저희 작은도서관협의회는 외적으로 도서순환운동은 물론 지난 6월에는 조례안 심의를 통과하는 등 적지않은 열매가 있었으며, 내적으로는 독후프로그램, 요리, 연극, 악기배우기, 스탬프 찍기, 북 아트, 여행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었고, 각각의 작은도서관들이 정보를 공유함으로 마을과 마을이 마치 고리처럼 연결되어질 수 있다는 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일들을 통해 저희들의 바람은 책을 통해서 마을마다 어른들과 어린이가, 이웃들이 서로 만나고, 웃고, 주고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운동을 펼쳐 나가는 것입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도서순환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이 있음과 제공된 공간과 프로그램, 도서들이 더 효과적으로 계발되어지고 확산되어질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