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평생교육정보관과 시립도서관이 북스타트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북스타트는 영·유아가 인생을 책과 같이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사회운동이다. 출산장려 운동이 아이를 많이 낳자는 것이라면 북스타트는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자는 운동이다.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됐고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서울 중랑구에서 시작한 이후 여러 도시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연구결과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진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북스타트를 경험한 아이들이 집중력이 높고 언어습득이 빠르며 학업성취도면에서도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어쩌면 당연하다. '책'은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가장 유용하고 분명한 수단이다. 아이들이 성장기에 배워야할 기본 소양을 습득하는데 책을 대체할 매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이들이 책보다는 영상매체와 게임 등에 빠져 성장하면서 우리사회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원주에서도 뒤늦게나마 북스타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매우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원주에서 북스타트를 할 수 있게된 것은 강원도 기업인 하이원이 민간기구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 사업비를 지원해 이루어졌다. 진행방식은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 그림책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부모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올해는 생후 1년6개월 미만 영아를 두고 있는 3천여 가정 중 1천700가정에 그림책 2권과 부모 가이드북 등이 들어 있는 꾸러미를 제공하고, 80여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아쉬운 것은 예산부족으로 전체 대상 가정 중 절반밖에 그림책을 제공하지 못하고 부모교육도 80명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부모들이 읽어줘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방법을 모른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할 수 있는 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회를 늘려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생계가 어려워 책을 읽어줄 여유가 없는 저소득가정에는 책을 읽어주는 보모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구광역시는 북스타트에 연간 2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북스타트를 하는 다른 도시들도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제 원주시도 북스타트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원주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올바로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