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강원도 의료기기산업 관련 보고서 발표

원주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내 의료기기산업이 생명건강산업과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정착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강원도 의료기기산업의 현황과 발전과제에 따르면 도내 의료기기산업은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의 15%, 수출액의 26%를 차지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과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용과 생산, 부가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상 의료기기 제조업체로 분류된 전국 73개 외부감사 대상업체를 대상으로 연구개발(R&D)과 생산성을 분석했다. 홍천의 메디슨과 원주의 메디아나, 씨유메디칼시스템, 에이아이랩, 누가의료기, 리스템 등의 연구개발집약도는 국내(평균 5.1%)는 물론 해외 유수 의료기기업체(5~10%)보다 높은 10~12%에 달했다.

또 도내 업체의 R&D 비중이 전국의 34.2%를 차지하고 있으며, 업체당 연구개발비는 40억8천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기준 의료기기산업의 1인당·업체당 평균생산액도 각각 1억6천만원, 48억1천만원을 기록해 전국 평균의 2~3.6배에 달했다. 1998년 원주시와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가 지역발전특화사업으로 시작한 의료기기창업보육센터(BI)는 당시 의료기기 업체가 전무했지만 작년말 기준 93개(직원 1천690여명)로 늘어났다. 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기업체는 누가의료기, 리스템, 아이센스, 메디아나, 바이오프로테크, 씨유메디칼시스템 등 6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업체는 의료기기 분야별 최대업체로 등록돼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안경철 경제조사팀장은 "원주 의료기기산업은 지난 10년동안 국내 유일의 의료기기혁신클러스터로 성장, 생체계측 및 재활·치료용 의료기기 중심의 첨단전략산업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도내 의료기기 수출비중(수출액/생산액)은 75.5%로 전국 수준(43.3%)을 크게 웃돈 반면, 수입의존도(수입액/시장규모)는 38.2%로 전년(19.85)보다 2배 상승해 전국 수입비중(61.4%)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시군별 의료기기업체는 원주가 65개로 전체의 71.4%를 차지했고 홍천 9개(9.9%), 춘천 8개(8.8%), 강릉 3개(3.3%) 순이었다. 2005~2007년 연평균 대비 의료기기 생산액은 43.6%로 전국 평균(14.5%)을 크게 상회했으며 수출액은 24.9%(전국 평균 21.9%) 증가했다.

고용증가율은 14.9%로 전국 평균(7.5%)을 상회했으며, 연구개발투자와 마케팅투자 영역에서도 전국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초음파영상진단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의료기기업체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투자여력이 열악해 연구개발투자액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함께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보건산업진흥원, KOTRA, 의료기기협동조합 등이 시장 정보와 인허가 인증제도 등의 해외정보를 부분적으로 수집, 제공하고 있지만 전략적인 종합지원체계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료기기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금은괴, 산업용플라스틱, 직접회로, 컴퓨터 등 연관부품산업을 발전시켜 중간재 또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타 산업의 연쇄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철 팀장은 "의료기기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의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적합하고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에 미치는 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도내 주력 성장동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원주의 의료기기 혁신클러스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체계측기기와 재활·치료용 의료기기, 양한방 복합의료기기 등 비교우위에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