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지난 6일 시설관리공단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또한 오는 28일에는 주민공청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실상 내년 1월 설립을 목표로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해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와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공공서비스 질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도 지난 3월 사설을 통해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시설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관리만을 전담하는 공단 설립이 필요하다는 원주시의 접근방식이 최선은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있어 쟁점이 되는 부분은 시설관리 비용과 공공서비스의 질이다. 원주시는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면 지금보다 인건비가 줄고 현재 시설관리에 투입돼 있는 공무원을 다른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현재 원주시가 관리하고 있는 26개 시설 중 11개 시설은 공단을 설립해 관리할 경우 현재보다 인건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에는 문제가 있다. 단순히 시설을 관리하는 업무에 공무원을 투입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데는 동의하지만 공무원 대신 공무원보다 낮은 임금을 책정할 수 있는 공단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대안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인건비는 줄지 모르지만 시설관리의 효율성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나 공단직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민간부분에 버금가는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용역결과를 보면 투입되는 인원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인건비만 낮게 책정해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분석이다. 결국 시설관리의 효율성 제고보다 공무원의 효율적 운영이 목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공단이라는 조직 속성상 일단 설립되면 자기 조직을 늘리고 인건비를 높이는데만 관심을 보여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나아질 게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단 직원이라는 속성상 공무원이 관리할 때와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선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공무원 수나 공무원의 신분상 불안정성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주시 시설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시민에게 이익이 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의제가 돼야 한다.

또한 시설관리의 개념에 대한 정리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시설을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 향상까지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