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3시 치악체육관은 4천여명이 넘는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렇듯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것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원주유치를 위한 시민결의대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4천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인 것은 주최측인 상공회의소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시민들이 많이 모인 것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시민결의대회에 참석한 시민들 중 상당수는 각 읍면동별로 자생단체들이 적극 참여할 것을 권유해 마지 못해 나온 사람들도 있어 참석한 사람 수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결의대회를 통해 시민들의 생각은 하나가 됐다. 이날 행사가 시작 되면서 참석했던 시민들의 표정은 조금씩 진지해졌다. 아무 생각없이 참석했지만 원주의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현황,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조건 등을 소개한 동영상을 보면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원주에 꼭 유치돼야 하겠구나 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였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위치 결정이 원주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가면 서울에 올라가 규탄대회라도 해야되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엉뚱하게 결정되면 안되는데…" 등 첨단의료복합단지 원주유치를 기대하는 말들이 이곳 저곳에서 들렸다.

사실 이번 시민결의대회가 유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유치를 희망하는 각 도시마다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열린 시민결의대회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위치를 결정함에 있어 정치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주시민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원주가 가지고 있는 분명하고도 간절한 바람은 심사위원 선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사전에 제시한 심사기준에 입각해 심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공정하게 심사한다면 원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는 단순한 바람이나 아전인수식 생각은 아니다.

왜냐하면 평가요소 중 중요한 항목인 사업의 조기시행 가능성에서 원주 보다 유리한 지역이 없고, 무엇보다 위치 선정의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는 유치를 신청한 도시들 중 강원도를 뛰어 넘을 도시가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강원도민들은 역대정권으로 부터 홀대를 받았다. 그뿐아니라 수도권을 위해 수없는 희생을 강요당해 왔다. 이유는 선거인수가 타도에 비해 월등히 적어서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원주에 들어선다는 것은 원주만이 아니라 강원도 발전을 견인하게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토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원주시민과 강원도민은 위치 선정이 정치적으로 결정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