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운동을 한 다음이나 바쁘게 일을 하느라 흘리는 땀은 개운하고 기분도 좋다. 하지만 이유 없이 식은땀이 흐를 때는 기운이 없고 컨디션도 떨어진다. 또 음식을 먹으면서 얼굴이 온통 땀으로 흥건하거나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사람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샤워를 자주해도 오후만 되면 땀 냄새로 찜찜하고 특히나 무더운 여름은 이런 사람들에게 괴로운 계절이다.

건강한 상태에서 흘리는 땀과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흘리는 땀은 분명 다른 점이 있는데 사람마다 땀이 나는 부위와 정도, 땀의 종류로 건강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다. 또 아예 땀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체질인 경우도 있지만 건강의 적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의 소견이다. 땀은 99%의 물과 약간의 소금으로 구성되어 있어 '묽은 소금물'이라고 하는데 미량의 칼륨과 질소 함유물이 들어 있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고 피지와 함께 피부의 건조를 막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의 땀 분비양은 하루에 600∼700mℓ인데 장시간 더운 환경에 노출돼 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2천~3천mℓ가 배출된다. 사람이 의식을 잃지 않고 최대한 흘릴 수 있는 땀의 양은 1만mℓ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수분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운동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체중의 2%(체중 70kg인 사람은 1천400mℓ)에 해당하는 수분이 손실되면 운동능력이 20% 감소되며, 4%가 탈수되면 40% 감소된다고 한다. 또 탈수현상으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고 결국 땀의 분비가 줄어들어 체온이 40~41℃ 이상으로 올라가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건강하게 땀 흘리기

▷반신욕: 따뜻한 물을 욕조에 앉았을 때 배꼽정도의 양으로 채운다음 몸을 담그고 5~10분 정도 있다가 땀이 주르륵 흐르면 욕조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3~5회 반복한다.

▷운동: 운동을 하면 더운 기운에 의해 땀구멍이 열리므로 건강하게 땀을 흘리는 최고의 방법이다. 운동 사이사이 물을 마셔 수분섭취를 해 주는 것이 이상적.

▷땀이 나면 수건으로 천천히 두드리듯이 닦고 땀구멍이 닫힐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샤워를 한다. 땀이 난다고 급하게 찬 음식이나 차가운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해롭다.

▷여름철에는 햇빛이 강한 오전11시부터 오후3시까지는 운동을 피하고 서늘한 시간에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차림(모자, 자외선 차단제 사용)으로 빛의 반사율이 높은 흰색, 통풍이 잘 되는 운동복을 입고 조깅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한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셔야 한다. 그래야 혈액이 농축되어 혈액 순환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막는다.

▷찜질방에서는 무조건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은 좋지 않다. 5~10분 간격으로 밖에 나와 휴식을 취하고 40분 이내에 끝내는 것이 좋다.

두 가지 땀

발한(발생하는 땀)은 온열성 발한과 정신성 발한으로 구별한다. 온열성 발한은 체온조절에 관여하는 땀이며 기온이 높을 때나 근육운동에 의해 열이 많아질 때 손바닥·발바닥을 제외한 전신에서 나타난다. 정신성 발한은 감동할 때에 일어나는 땀으로 정신적인 자극이나 긴장에 의해 콧등·이마·겨드랑이·손바닥·발바닥 등에 나타난다. 그래서 긴장했을 때 '손에 땀을 쥔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한증의 원인과 관리

과도하게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야 한다. 국소적 다한증은 신체 일부에 국소적으로 과도한 땀분비가 일어나는 것으로 손바닥, 발바닥,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관찰부), 겨드랑이(액와부), 서혜부(허벅지가 시작되는 우묵한 부위), 회음부 등과 이마, 코끝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전신적 다한증은 피부의 온도 수용체에서 자극이 전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높은 온도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나 질병에 의해 체온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미각 다한증은 매운 음식처럼 자극적인 음식물을 먹었을 때 이마, 윗입술, 입 주위, 머리, 뺨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이다.

원발성 다한증은 정신적 긴장 상태에서 나타나므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고 이차적인 정신적 위축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겨드랑이는 땀샘과 함께 아포크린선이 분포되어 있어서, 땀샘에서 과도하게 발한되면 각질층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감염되어 냄새(액취증)가 나기도 한다. 아포크린선으로 인해 속옷이 누렇게 오염되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무색 땀이지만 점점 색이 변하는 것은 피부조직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

평소에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하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고단백 음식(콩, 생선)과 함께 균형 있는 영양 섭취로 기운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과식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이 강한 비누 사용을 자제하고 약산성 목욕세제로 거품샤워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밤낮이 바뀐 생활을 피해야 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위의 열을 빼기 위해서는 성질이 찬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냉수 찜질도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황기·대추·인삼 등을 달인 물을, 소양인은 수박과 참외·토마토·산수유차가 좋다. 또 태양인은 포도와 모과·오가피·조개류 등이 도움이 된다. 태음인은 사우나나 찜질방, 운동 등을 통해 땀을 많이 흘려도 좋다.

체질에 맞는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피부과에서 손에 바르는 약이나 교감신경억제제 등을 권하는데 증세가 심각하다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즘은 교감신경절제술로 치료하기도 하는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원인부터 찾은 다음 방법을 선택 한다.
　
무한증의 원인과 관리

체질에 따라 땀이 적게 나는 사람이 있지만 평소 땀이 잘 나다가 갑자기 땀이 나지 않는 것은 특정질환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

땀이 나지 않으면 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어지럼증이나 체온이 상승해 일사병에 걸릴 수 있다. 땀이 적은 사람은 목욕 횟수를 줄이고 여름철이라도 목욕 후에는 로션을 발라 보습을 해주어야 한다.

체질적으로 몸이 찬 사람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부에는 열이 많은데도 열 발산이 부족하면 몸에 갇힌 열로 인해 진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몸이 부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혈압이 오를 수 있어 고혈압 환자가 더운데도 땀이 잘 나지 않아 두통이 있다고 하면 조심해야 한다.

또 열이 생기면 몸에서는 밖으로 내보내면서 머리 쪽으로 올라가는데 몸에서 방출되지 못한 열은 머리로 쏠려 근육과 혈관을 자극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땀이 거의 흐르지 않는 상황이 유지되면 닭살로 이어지기도 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사우나와 같은 방법을 통해 무리하게 땀을 빼는 것은 오히려 열이 더 쌓일 수 있으므로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열을 방출하고 싶다면 세수나 환기를 통해서 열을 떨어뜨리고 칡뿌리나 박하가 열 발산 효과가 있는데 체질이 차가운 사람은 오랜 기간 동안 먹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