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경영철학 및 이론을 저서와 강단을 통해 간결하게 피력함으로써 한국의 피터 드럭커라고까지 불리는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인 윤석철 박사는 '경영·경제·인생 강좌45편'이란 책에서 경영과 인생의 기본을 생존부등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기업경영의 기본은 지속적으로 이익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의 실현을 제품의 공급자인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의 가격보다 제품의 코스트(제조원가)가 작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품의 가격에서 코스트를 뺀 값인 이익이 발생하려면 그 가격에 소비자가 흔쾌히 구매해 주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가 제품의 가격보다 작아야 구매결정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부등식은 '제품의 가치>제품의 가격>제품의 코스트'로 요약된다고 한다. 이 부등식은 공급자인 기업과 수요자인 소비자가 모두 생존하게 하는 조건인 것이다.

경기침체기에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라면을 예를 들면 한 봉지의 원가가 400원인데 판매 가격이 600원으로 책정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소비자는 반찬 걱정 없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뿐 아니라 따끈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어서 라면의 가치를 1,000원이라고 느낀다면 생존부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 단위의 제품을 팔 때마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400원(=1,000원 - 600원)의 순 가치를 제공하는 고마운 존재가 되고, 반대급부로 200원의 이익(=600원 - 400원)을 정당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도 이와 같은 생존부등식을 찾아볼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하려는 수요자는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주식의 가격보다 자기가 분석하여 구한 주식의 가치가 낮은 종목을 골라 매수하게 되고, 주식을 매도하려는 공급자는 주식의 구입 가격보다 시장가격이 높을 때 매도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윤석철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인생에도 유사한 생존부등식이 존재한다고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개인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직장인은 노동이라는 서비스를 직장에 제공하는 공급자이고 직장으로부터 봉급을 받아 살아간다. 이때 봉급은 노동 서비스의 가격이 되고 직장인의 생계비는 코스트라 할 수 있다. 생계비보다 봉급이 높아야 직장인은 살아갈 수 있다. 직장은 노동 서비스의 수요자로서 개인에게 지급하는 봉급보다 그를 고용하여 얻는 가치가 더 크다고 느껴야 고용할 것이라고 한다.

윤 교수의 '인생의 생존부등식'을 따라 취업을 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면 취업지원자는 고용주가 지불하려는 임금보다 높은 가치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제품의 가치는 기능, 디자인, 품질의 세 가지 기본요소로 평가할 수 있는데, 직장에서 노동 서비스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요즈음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에 필요한 '필수 스펙 3가지'와 '취업 5종 세트'라는 말이 유행된다.  '필수 스펙 3가지'는 취업 지원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조건(서류전형 통과조건)으로 학벌, 학점, 토익점수를 말한다. '취업 5종 세트'는 최종 합격에까지 이르기 위해 필요한 실제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입상경력, 인턴경험, 봉사활동, 관련자격증, 영어회화 다섯 가지를 든다. 여기서 입상경력은 기업체나 지자체 등에서 실시하는 논문 또는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을 말하고, 인턴경험은 전공과 관련하여 기업체에서 실시하는 직장체험을 말한다.

이와 같은 취업을 위한 조건들은 주로 취업 지원자의 지적인 능력만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 마치 제품의 가치에 있어서 기능만을 강조한 것과 같다.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에 해당될 수 있는 사람의 가치요소로는 정직과 협동심을 갖춘 정신력과 몸짱이 아닌 육체적 건강을 뜻하는 체력을 말하고 싶다. 따라서, 장차 좋은 대우를 받는 직장에 취직하려는 젊은이들은 본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문적 능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평소 체력단련과 정신력함양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