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터미널 단계동 이전이 계속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업착공 이후 지금까지 이전 예정일이 수차례나 변경됐지만 아직도 언제 이전하게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에 어떤 문제가 있기에 이렇듯 지연되고 있는 것일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도 이전시기를 예상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도 이전시기와 관련된 보도가 수차례 오보로 끝나면서 민망한 지경이 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실과 다른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시기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터미널이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시설임에도 소유나 운영은 사업자들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터미널을 신축했다면 벌써 완공해 이전했겠지만 단계동 터미널 사업자인 (주)동신운수는 사기업이다보니 이전시기보다 터미널 신축과 운영에 따른 수익성이 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신축공사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설계를 변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가하면 건물 준공이후에도 이전을 못하고 있는 것은 터미널을 사용하게될 운송사업자들과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원주시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단계동 터미널 이전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원주와 타 도시를 운행하는 노선버스 운송사업자들이 터미널 이용시 여러가지 불편한 사항이 있다며 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전을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운송사업자들의 문제제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데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준공이후 시험운행을 거치면서 나타난 몇가지 문제들을 개선했음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시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터미널 이전이 시민생활에 여러가지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우산동 터미널이 노후해 원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빨리 이전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사업자들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여론이다. 물론 원주시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운송사업자들이 원주에 소재한 기업이 아니어서 행정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속수무책 구경만 하는 것은 원주시 행정력을 의심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선은 현재상황에서 터미널을 사용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조속히 시정할 것을 권고하고, 이전한 뒤 개선해도 문제가 안된다면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운송사업자들을 압박해야 한다. 터미널사업자나 운송사업자들도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사업자 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