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양념장에 상추 몇 잎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계절이다.

상추는 씹는 느낌이 상큼하고 향이 부드러운데다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식혀야 하는 여름에 먹기 적당한 채소이다. 요즘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원래 상추는 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예전에는 천금을 주고 상추의 씨앗을 샀다고 해서 이름도 '천금채'라고 불렸다.

또 북한 사투리로 '부루'라고 부르는데 사전에는 우리와 같이 상추로 표기되어 있지만 각종 출판물과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부루로 통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부루'의 유래가 상추를 먹을 때 나타나는 얼굴표정 때문이라는 것인데, 즉 눈을 크게 부릅뜨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육식이 많아진 현대인들의 식생활에 빼 놓을 수 없는 채소인 상추는 삼겹살이나 회를 먹을 때 쌈으로 함께 먹어주면 상추에 들어있는 비타민이 중금속을 배출시키고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상추쌈으로 고기를 먹으면 많은 양을 먹을 수 없다는 이유로 쌈을 멀리하는 사람들은 고기 양을 줄이더라도 고기와 함께 상추를 함께 먹어 주길 권한다.

또 상추를 먹으면 잠이 온다고 해 먹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락투카리움'이라는 하얀 즙 때문이다. 상추를 부러뜨리면 나오는 하얀즙은 진정과 최면 작용을 한다. 그래서 불면증이나 신경과민이 있을 때 상추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

상추의 영양과 종류

상추의 영양

상추는 피부와 시력 건강에 좋은 비타민A 성분이 풍부하고 비타민B1, 철분, 칼슘 등 미네랄과 리신, 티로신의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는 채소이다.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A는 갱년기 이후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고 치아를 희게 하고 피를 맑게 하며 해독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알코올 해독에도 도움이 된다. 흰 즙에는 진통 또는 최면 효과가 있어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상추를 먹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가슴에 막혔던 기를 통하게 하는 식품'으로 상추의 효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기를 먹을 때 상추에는 고기에 부족한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영양적으로도 조화를 이루고 특히, 돼지고기와 상추는 궁합이 잘 맞는 식품으로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을 수 있어 동맥경화증과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상추에 들어있는 섬유소는 꾸준히 먹어 주면 만성변비나 변비로 인해 생기는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다. 또 술을 많이 마셔 머리가 아프고 속이 더부룩할 때 상추와 여러 가지 채소로 즙을  만들어 마시면 속이 편해지고 머리도 가벼워진다. 반면 몸이 찬 사람이 상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차가워 질 수 있다.

상추의 종류

배추상추: 부드러운 잎이 포개진 장방형이며 성글다. 결구상추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름기가 많은 두꺼운 잎들이 모여서 된 부드러운 반형결구상추와 부스러지기 쉬운 잎이 적당한 온도 조건에서 아주 단단하게 결구 되어있는 결구상추가 있다.

따내기 상추: 우리나라에서 재래식으로 재배되고 있으며，잎이 피침형으로 녹색과 갈색종이 있다. 줄기가 똑바로 서고 90센티미터까지 자라며 밑부분부터 뜯어야 한다. 내병성이 강하고 잎이 좀 거칠다. 특유의 쓴맛은 상추쌈에 이용되고 꽃상추, 서울상추, 치마상추 등의 품종이 있다.

오그라기 상추: 요즘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 줄기는 백색 잎은 담록색이 도는 다홍색이며, 잎끝이 오골오골하다. 비결구성인 것이 많으며 연하다. 병에 강하고 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해 노지 재배, 촉성재배 등에 많이 이용된다.

모든 채소들이 그렇듯이 상추를 먹을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잔류 농약이다. 유기농 재배 상추라도 안심하긴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균이 묻어있기 쉽기 때문에 어떤 상추라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상추, 이렇게 씻어 먹어요

싱크대에 물을 받고 믿을 수 있는 채소전용 세제나 소다와 식초를 살짝 푼 다음 상추를 5분 정도 담가두면 흙이나 잘 보이지 않는 벌레들이 일단 밑으로 가라앉는다. 물이 잘 빠지는 바구니에 상추를 건진 다음 2~3회 헹굼을 반복하고 마지막엔 수돗물을 틀어놓고 흐르는 물에 헹구면 뽀득뽀득하게 농약이 씻겨 나간다.

상추는 밭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실내 베란다나 햇빛이 잘 들면서 바람이 통하는 옥상에서도 습도와 온도만 맞으면 잘 자란다.

집에서 상추 기르기

씨앗 뿌려 키우기

▷화분, 스치로폼 박스 등을 준비해 구멍막이 재료(양파자루를 오려도 됨)로 물빠짐 구멍을 막는다.
▷밑바닥에는 잔자갈과 굵은 모래를 차례로 넣는다.
▷거름흙과 밭흙을 2:1 비율로 알맞게 섞어 고른다.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고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린다.
▷씨앗을 흩뿌림하고 부드러운 흙으로 얇게 덮어 준다. 싹이 올라오면 솎아 주고 풀도 뽑아준다. 덧거름을 준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에 땅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주어야 한다.

모종으로 기르기

▷넉넉히 간격을 두어 심은 다음 햇볕을 쪼이면 시들 수 있으니 물을 충분히 준 후 1~2일 후에 빛을 쪼이는 것이 좋다.
▷건조하지 않을 정도로 겉흙이 마르면 분무기나 스프레이 등으로 물을 주고 낮 동안에는 창을 열어 바람이 통하도록 한다.

	먹기 직전 바로 묻혀야 숨이 죽지 않는 새콤다콤한 상추 겉절이가 된다.

	밥위에 그냥 얹어 먹어도 맛있고 잡곡밥에 비벼 먹어도 좋다.

새콤달콤 상추 겉절이

잡곡밥이나 보리밥에 새콤달콤하게 금방무친 상추겉절이를 넣어 쓱쓱 비비면 맛 좋은 영양 비빔밥 탄생. 애호박과 두부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끓인 된장찌개가 함께라면 금상첨하.

재료준비: 상추 200g(1봉), 오이  1/2개, 청양(풋)고추1개, 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1티스푼반, 물엿2티스푼, 간장1/2티스푼, 까나리액젓1/2티스푼(없으면 생략해도 됨), 깨소금1티스푼, 참기름1/2티스푼, 곱게다진마늘 1/2티스푼.

만들기: 준비해 놓은 상추의 물기를 털고 큰 잎은 반 정도 손으로 찢고 작은 잎은 그대로 쓴다. 오이는 길게 반으로 가른 다음 얇게 어슷썰기 한다. 고추는 아주 얇게 채 썬다. 크기가 넉넉한 믹싱 볼에 상추, 오이, 고추를 넣고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조금씩 부으면서 힘을 빼고 재빠르게 무친다. 상추가 금방 숨이 죽는 만큼 먹기 직전에 무쳐 그릇에 소복이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