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안전한 먹을거리가 대세다. 다른 씀씀이를 아껴서라도 믿을 수 있는 식품에 비싼 값을 치르는 게 주부들 마음이다. 그 만큼 믿을 만한 식재료를 구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된다.

다행스럽게도 원주에는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파는 새벽시장이 있다. 4월부터 12월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원주의 아침을 깨운다. 관내 농민들이 하루 전 수확한 농산물을 다음날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할 뿐만 아니라 직거래여서 가격도 저렴하다. 농민들도 중간상인에게 넘기는 것과 비교해 많게는 2배 가량 더 번다.

2007년엔 농림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농산물 직거래장터 평가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뽑혔다. 이후 농림부, 농협 직원들을 비롯해 여러 지자체에서 새벽시장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

이처럼 성공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요인은 간단하다. 원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원주에서 유통되며 이동거리가 짧기 때문에 유통비를 절감해 판매가를 낮췄고, 신선도도 높였다. 우리말로 신토불이에 해당하는 로컬푸드(Local Food)운동이 새벽시장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로컬푸드운동은 이미 원주에 넓게 번져 있다. 상지대 구내식당은 2005년부터 원주생협 등에서 공급받는 친환경 쌀과 유기농 채소로 식단을 짜고 있다. 시청 구내식당에서도 토토미 등 원주에서 생산된 쌀·곡류·콩나물을 쓰고 있으며, 상당수 어린이집도 문막농협과 계약을 맺어 할인된 가격에 토토미를 공급받는다. 원주시도 초·중학교 급식에 토토미를 공급한다.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로컬푸드 인증제를 추진한다고 하니 협동조합운동이 원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진 것처럼 로컬푸드운동도 원주가 도화선이 될 수 있으리란 예상을 해본다.

이처럼 좋은 여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운 대목은 원주시의 관심이다. 원주시 공무원들은 로컬푸드 용어 자체를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수준이다. 원주시의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로컬푸드운동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인증제만 하더라도 원주시가 나선다면 공신력있는 제도로 발돋움할 수 있다. 새벽시장도 원주천 둔치 뿐만 아니라 5∼6곳으로 분산해 로컬푸드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판매하면 농민과 소비자 모두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이동거리가 짧아지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져 화석에너지 소비를 줄임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당장 인증제 추진이 어렵다면 우선은  원주시에서 새벽시장 농산물에 대해 농약잔류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하길 바란다. 새벽시장은 공급자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인 시민들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원주시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