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한여름이 돼야 등장했던 양산이 요즘은 이른 봄부터 거리에서 볼 수 있다.

햇빛(태양광선)은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하는 유익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적당하게 쏘이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해 일부러 햇빛 잘 드는 곳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일들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단지 피부가 햇빛에 그을리지 않게 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직사광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야 하는 여름휴가를 떠날 때나 썬크림이라고 했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을 정도로 자외선에 대해 민감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이 일찍 찾아와 이른 봄만 되면 햇빛이 따갑게 느껴지고 생태계 파괴로 오존층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직사광선의 강도도 강해졌다. 그로인해 자외선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자외선차단제를 사시사철 바르고 다닐 정도로 현대인들은 피부건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외선차단제가 완벽하게 자외선을 차단해 주지는 않는다. 또 자외선차단제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보고가 수차례 발표되기도 했다. 자외선차단제의 효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나 규정이 미흡하다보니 저가의 기준미달 제품들이 시중에 널려있고, 기준치 이상의 화학성분이 포함된 제품들도 많아 트러블을 일으키는 등 피부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처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외선차단제가 오히려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기에 자외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제품선택 등 바른 사용방법을 알아두면 피부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외선(UV)이란?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으로 분류되고 이 중 자외선은 다시 A, B, C로 나눈다. UVA는 피부 속 깊이 침투해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주름을 발생시키며 피부를 검게 그을리게 한다. UVB는 주로 피부의 표피에 작용하며 과다노출시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고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암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진다. UVC는 생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파장이지만 다행히 오존층에 의해 모두 차단된다.

그러나 최근 오존층의 파괴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이 증가하고 이 자외선양의 증가는 피부암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광노화를 촉진시킨다. 그러므로 자외선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받게 되면 노화와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차단지수(SPF)와 등급(PA)

자외선차단제 용기에 'SPF15'와 같은 자외선차단 지수를 표기해 놓았다. 이 자외선 차단 지수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는 자외선 양과 차단제를 발랐을 때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는 자외선 양을 나눈 것이다. 즉 SPF15는 차단제를 바른 피부는 바르지 않았을 때의 피부보다 15배 자외선 양을 쬐어야 붉어진다는 뜻이다.

자외선차단지수는 최적의 조건에서 얼마나 많이 빛이 차단되느냐를 측정한 결과이지 차단지수가 높다고 더 효과적이거나 효과가 오래간다는 뜻은 아니다. 차단지수가 높을수록 고농도의 화학물질과 피부가 접촉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차단등급(PA)은 자외선의 차단 정도를 알려주는 지수로서 피부의 흑화 정도를 반영하며 차단 정도에 따라 PA+, PA++, PA+++로 표시한다. 일상생활 중 출·퇴근이나 산책, 간단한 레저 활동을 할 경우SPF10~20/PA+, 휴양지에서나 해양스포츠, 스키 등으로 장시간 강한 자외선에 있어야 할 때는 SPF30~40/PA++~PA+++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자외선 과민증이 있는 경우에는 SPF 50+/PA+++정도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차단제 효과적 사용법

자외선차단제란 피부부위에 특수한 물질을 도포해 반사·산란·흡수를 통해 자외선을 차단시켜주는 제제이다. 우선 피부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인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데 제품 포장에 자외선 차단지수(SPF), 차단 등급(PA)이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이왕이면 천연성분함량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성분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외출하기 30분 전에 발라주는 것이 좋고 차단지수가 높은 것을 한번 바르는 것 보다는 차단지수가 낮은 것을 4~5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초제품(로션 등)과 메이크업베이스, 파우더에도 자외선차단제가 들어있는 것을 쓰면 덧발라지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자외선차단제가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어 무엇보다 깨끗한 클렌징이 중요하다. 먼저 크림타입의 클렌징으로 마사지 하듯이 닦아낸 다음 폼타입 클렌징으로 부드럽게 거품을 내 세안해야 한다. 씻어내는 일이 지나치게 힘든 제품이라면 피부에도 좋지 않다.

자외선의 강도는 계절, 날씨, 지형상의 위치, 고도, 받는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4∼9월경이 자외선의 강도가 가장 강하고 하지 때가 최고점이다. 하루 중 오전10시∼오후2시경까지가 가장 강하다. 특히 해변의 모래사장, 바다, 스키장 등에서는 직사광선 이외에도 물이나 눈에 반사되는 광선으로 인해 실제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 양은 훨씬 증가한다.

자외선차단제에만 의존하기보다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렌즈가 큰 선글라스를 사용하고 긴소매셔츠와 바지, 진한색(초록, 노랑, 빨강, 검정)의 옷을 입어주는 것이 좋다.
　
어린이 자외선차단제

성인용 자외선 차단제를 어린이에게 발라주면서 불안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 피부는 어른보다 연약하고 외부물질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피부에 부담을 덜 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용 이라는 문구 보다는 화학성분 함량이나 차단지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어린이들이 피부에 발랐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제품은 곤란하다. 사용감이 무겁거나 끈적이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 또 바를 때 잘 펴지지 않는 제품은 아이들이 불편해 하고 차단 효과도 떨어질 수 있어 크림타입보다는 로션타입이 낫고 손에 묻히지 않아도 되는 스프레이형은 수시로 바를 수 있어 좋다.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터에 놀러 나갈 때 얼굴,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골고루 발라주고 캡이 있는 편안한 모자를 착용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