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가격이나 맛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서민들이 먹기에는 가격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돼지고기 값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한우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계동 북원여고 입구에 위치한 한우1근 구이마당(대표: 김남균)은 한우 1인분을 8천5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가 1만원이 넘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우 가격이 저렴한 것.

한우1근 구이마당이 한우를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소 한마리를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을 갖췄기 때문. 김 대표가 취급하는 한우는 횡성과 평창 일대에서 36~48개월 된 암소만을 취급한다.

한우 1마리를 도축하면 등심, 안창살, 토시살 등의 특수부위 위주의 판매는 한우1근 구이마당에서 하고, 수협 바다마트 앞에 위치한 궁중포크고기 백화점에서 구이용과 국거리, 불고기 등을 판매한다.

김남균 대표는 "한우 특수부이를 판매하는 매장은 여러곳이 있지만 대부분 소 한마리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매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다"며 "한우1근 구이마당은 이를 소화할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등심과 안창살, 토시살, 제비추리, 아롱사태 등 8가지 부위로 구성된 특수부위 모듬은 600g 기준 4만2천원. 안심살과 채끝등심, 낙엽잎살(2등급)의 한마리 모듬은 2만5천원이면 먹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직장인 4인 기준 1근 반을 먹는다면 6만~7만원이면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김 대표는 "저렴한 가격에 한우 특수부위를 판매하다보니 한우가 아닌 것 아니냐는 의심스런 눈초리가 있지만 한우 유통구조를 알게 되면 한우1근 구이마당의 판매가격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1근 구이마당은 손님상에 오르는 고기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철저한 경영철학을 갖고 정직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신뢰 하나로 단골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단계동 소재 27개 경로당 노인을 초청해 매주 수요일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등 꾸준한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음식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봉사도 가능하고 소비자에게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에서 묻어나 듯 장사를 통해 얻은 수익을 주변인들과 나누려는 것이 주위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게 됐다.

한우에 대한 불신으로 '요샌 믿고 먹을 게 없다'는 손님들의 한탄을 불식시키고 손님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얕은 유혹이나 주변의 변화에도 꺾이지 않는 외고집을 고수하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손님들에게 한우를 속여서 판매한다면 남을 도울 수 있겠냐"며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장사를 한다면 십중 팔구 소비자의 신뢰는 깨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판매하다보니 반찬은 최소화했다.

점심메뉴도 잡뼈를 48시간 끊인 곰탕을 3천900원에 판매하고 꼬리곰탕 7천500원, 갈비곰탕 4천900원이다.  간장소스에 버무린 육회는 씹는 맛이 연하고 부드러워 혀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통상적으로 고추장으로 버무린 육회는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육회가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내기 위해서는 간장소스로 버무려야 제 맛.

한우의 각 부위별 구입과 포장도 가능하며 좌석수는 150석 규모.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