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배운다는 것은 자기고집을 부리지 않는 것(學而不固)이라고 했다. 어쩌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변사람의 행동거지에 장점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닐까? 기업들은 현재 상상력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는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곧 바로 실현할 수 있는 21세기 첨단과학시대를 살고 있다. 그 만큼 인간의 생각, 학습, 문화가 중요한 시대이다. 기업들은 고객에게 어떻게 문화라는 소재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강원도의 지역소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지역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강원도를 찾는 고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냐하는 문제 아닐까? 따라서 문화마케팅은 강원도가 지향해야할 또 다른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그 문화마케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강원도내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춘천 남이섬은 현재 장사가 잘 되고 있는데 강촌은 심각할 정도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남이섬도 한때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급한 처방으로 문화 CEO를 영입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흥청거리던 유원지 남이섬을 국제적인 문화관광축제의 섬으로 탈바꿈 시켰다. 상상속의 미니국가 나미나라공화국을 만들어 가면서 역발상과 창조경영으로 성공신화를 일구어 낸 것은 문화CEO의 적극적인 마케팅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촌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난개발로 인한 경관훼손뿐만 아니라 흥청망청 MT, 해방구같은 곳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돈만 벌려고 생각하다보니 감동이 없는 장소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번 주말 원주 농촌마을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문화가 접목된 농촌마을 지킴이 신화넷을 원주 부론 손곡리에서 만났다. 창고를 개조한 작은 극장에 유료 관객 50여분 정도가 부론면 손곡까지 찾아와 함께하는 공연은 감동적이었다. 농촌마을에서 공연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신화넷의 식구들은 이제 사회적 기업으로도 인증되어 더 큰 역할과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정선 여량 옥산장은 또 다른 문화마케팅 성공사례였다. 옥산장은 손님을 맞이하는 안주인의 친절한 배웅부터가 달랐다. 정선 산나물과 감자범벅, 부침개 등 향토음식도 친절한 배웅만큼이나 맛깔스러웠다. 점심식사후 손님들에게 정선아리랑을 식당주인 노부부가 불러주셨다. 정선아리랑의 처량한 음률에 해학을 담은 가사를 곁들인 공연은 정선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이게 전부가 아니였다. 정선아리랑 공연 후 여주인 할머니는 손수 모았다는 수석방으로 관객들을 안내했다. 12간지를 다 모았다는 돌이야기, 동물들의 모습 등으로 이어지는 돌이야기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다양한 스토리텔링이었다. 무엇보다도 감동과 신뢰를 주었던 사실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옥산장을 소개한 것을 보답하기 위해 옥산장 여주인장께서 어느날 강가로 수석을 찾아갈 때 마음속으로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오늘 마음에 드는 수석을 구하면 꼭 유홍준님에게 드리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생일석이라고 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수석을 주웠다. 아마 일생일석을 남에게 선물한다는 것은 수석 애장가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여주인장께서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그 수석을 저자에게 전했다고 한다. 마음속으로 약속한 약속을 지킨 옥산장 여주인 할머니의 결심은 또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문화마케팅은 바로 진정성, 심신의 아름다운 실천에서 비롯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물을 마시며 샘의 원천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우리의 임무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