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산공단에 있던 형광등을 만드는 회사가 서울근교로 이전을 해 버렸다. 공단에 입주한 지 오래된 공장이고 제품도 KS 인증을 받은 업체로 지역주민들의 고용인원만 100명이 넘는 제조회사인데 최근 경기불황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수도권으로 돌아간 것이다. 수도권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 인근 지자체에서 더 좋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부담이 되어왔던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사람 구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이전 때문에 공장부지도 남겨놓은 상태이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이전하는 회사를 따라 이사를 가야할지, 원주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생계유지 때문에 막막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막에 있는 국내 대표적인 우유 생산회사는 요즈음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역에서 제품 판매점유율이 타사제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제품에 비해 제품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TV광고나 마케팅비용을 절감하며 제품개발에 힘썼지만 지역에서 오히려 외면받는 형편이 되었으니 난감하다고 한다. 경영진은 지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품이 다른 곳에서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겠냐는 자조섞인 불만과 생산인력 감축과 생산량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앙동 재래시장에서 30여년간 장사를 해 온 모 상인이 이제 손을 놓아야겠다고 하는 절망적인 하소연을 했다. 그동안 자식 공부시켜 대학까지 보냈지만 이제는 도저히 장사가 않돼 그만 해야겠다는 것이다. 대형마트가 들어오고 새로운 택지가 개발되면서 상권이 나뉘고 교통이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서울로 간다는 것이다. 또 경기가 좋아질 기미도 안보이고 기대했던 중앙시장 재건축사업도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더 버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지역에 이전한 827개 업체 중 현재까지 가동 중인 기업은 326개 업체로 생존율 3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물론 여러가지 원인을 들 수 있지만 이전한 기업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 것이 큰 이유이다.

강원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많거나  공항이나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 접근망이 좋은 것도 아니며, 인적 인프라가 우수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공장부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도 아니다. 환경이 다른 곳에 비해 좋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기업하는데 필수조건은 아니다. 또 가장 중요할 수 있는 판로가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지도 않다. 이러한 여건들이 이전기업들이 살아남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수도권으로 유턴하게 되는 이유다. 기업유치와 생존, 그리고 재래시장 육성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근간이고 지역발전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지금, 우리는 다른지역에 비해 아무것도 내세울 수 없는 볼모의 땅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기업이나 재래상권, 지역로드숍의 상품 판매가 부진하거나 매출이 감소된다면 우리 이웃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결국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본사가 수도권에 있는 기업이나 대형마트 등은 매출의 대부분이 외부로 빠져 나가지만 향토기업이나 재래상권은 고스란히 지역에 남아 결국 지역주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

이 지역에서 공장을 짓고 회사를 설립하고 점포를 얻어 사업하는 이유는 물론 이윤창출의 근본적인 목적이 있지만 결국 우리지역의 고용창출과 세금을 통한 지방세수 확충과 그 혜택을 우리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되는 것이다.

지역상품 애용운동은 그런 차원에서 이웃이 다니는 직장과 기업, 재래시장을 살리고 지역기업을 육성하는 힘이 되고 지역기업을 통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돼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하면서 모든 시민들이 지역사랑 마음으로 동참하고 실행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역상품 애용운동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