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아동과 가족에게 보건의료와 교육, 복지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위스타트 태장마을 센터. 지난해 6월 19일 개소식을 했으니 1년이 돼 간다. 센터장으로 1년을 보낸 최수진(32) 씨. 그는 "센터가 없어도 주민이 스스로 일어서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센터의 미래상"이라고 말했다.

위스타트 운동은 빈곤가정 아동들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공정한 출발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 보건의료, 복지, 교육 분야에 대한 예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동. 센터에서는 0~12세까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아동 등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한 자원을 발굴·연계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센터에서 하는 일을 알리고 마음을 열게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전화금융사기가 성행하다 보니 전화를 해도 아예 받지 않거나 집을 방문해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도 있지만 접촉빈도를 높여가면서 마음과 마음이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마음이 통하는 공동체가 형성돼 가는 것. 그는 또 "마을 운영위원회는 물론 모 법인인 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의 헌신적인 노력이 공동체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춘천이 고향인 최 센터장은 공모에 응모해 센터장이 되면서 원주로 왔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한림대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에게 너무 잘해주시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충격이 컸는데 이후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와 미혼모 시설,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활동한 그는 위스타트 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공모를 보게 돼 지원하게 됐다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어려운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센터에는 센터장을 포함해 사회복지사 3명과 간호사 1명, 교사 1명 등 5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돌봐야 하는 대상 아동은 200여 가구에 300명에 달하니 일하는 양이 만만치 않다. 그는 "인원수에 비해 일할 양이 많은 것과 가정방문할 차량이 없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 결혼을 해 아이까지 있지만, 남편이 춘천을 떠날 수 없는 사정이 있어 아이는 친정어머니가 키우고 주말부부를 하고 있다. 그는 "가정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 직업이면서 정작 저는 가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늘 안타깝다"고 말했다.

빈곤층이 밀집돼 있고 인구비례 영·유아와 아동수가 많고, 교육과 문화, 복지, 의료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깊이 들어가 있는 위스타트 원주마을 센터. 지역의 어두운 그늘을 걷어내고 희망공동체를 만드는 씨앗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