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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전 원주동부프로미 감독
"영원한 치악산 호랑이"
2009년 05월 04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10년 세월 시민들의 사랑받아 행복했어요. 이제는 그런 것들을 못 느끼게 되었지만…. 가슴 깊이 담아두고 여러분들을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 부산 KTF 감독. 전 원주동부 감독. 어떤 호칭도 아직은 어색하게 여겨질 만큼 원주시민들에게 그의 빈 자리는 크다. 누가 뭐래도 그는 프로스포츠의 불모지 원주를 한국프로농구의 중심으로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 전창진은 그닥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농구명문 고려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87년 삼성전자에서 선수로 뛰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조기에 접어야 했다. 은퇴 후 삼성에서 주무로 일하던 그에게 기회를 준 곳이 원주였다. 1999년 동부의 전신 TG 코치로 원주와 인연을 맺은 그는 2001-02시즌 감독대행을 거쳐 이듬해 정식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지도자로서 역량을 화려하게 꽃피운다.


 우리는 기억한다. 전 감독이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냉소를. 쉽게 흥분하는 다혈질 감독, 전략도 전술도 부재라는 혹평들…. 김주성을 영입한 뒤 첫 우승을 일궈냈을 때도 전 감독의 지도력보다는 '선수 잘 뽑아 덕 본다'는 소리가 먼저 나왔다. 심지어 네 차례나 챔프전에 오르고 세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도 '재미없는 수비농구만 한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세간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농구를 펼쳐 온 그는 2009년 현재 국내 농구계에서 첫 손 꼽히는 감독이자 원주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원주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우뚝 서 있다.


 단순히 성적을 잘내는 감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원주는 내 체질에 딱 맞는 도시"라고 말할 정도로 원주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고비 때마다 코트 밖의 선수로 열심히 응원해 준 원주시민에게 항상 고마움을 표시해 시민들의 농구사랑과 애향심을 높였다. 패전의 책임은 자신이 지면서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늘 팬들과 소통하려는 인간적인 면이 더욱 돋보였기 때문이다.


 코트에서는 맹수 같지만 코트 밖에서나 언론인터뷰 도중 좀처럼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전 감독이 지난해 2007-2008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앞서 두번의 챔피언 등극 때도 얼굴은 상기돼 있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었기에 전 감독의 이날 눈물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 감독은 "1년전 성적이 좋지않아 속상해하는 시민들에게 꼭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노라 약속했는데 지난 1년간의 기억이 되살아나 눈물이 났다"고 말해 팬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자신의 이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을 때도 전 감독은 동부프로미 홈페이지에 "10년의 세월 동안 여러분들이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해주신 여러분들이 진정한 동부 프로미의 주인공들이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항상 그 자리를 지켜주시는 팬들이 되어주시길…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적이 결정된 뒤인 지난달 29일 다시 게시판을 찾은 전 감독은 "10년 동안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던 원주를 떠나게 되어서 무척 안타깝다"며 "이제는 그런 것들을 못 느끼게 되었지만 영원히 잊지 못 할 것입니다. 가슴 깊이 담아두고 여러분들을 기억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혀 또 한번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11년간 원주 한팀에서 4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3번의 우승을 일궈 낸 전창진 감독. 그가 이룬 성적은 세월이 흐르면서 단순한 수치로만 남게될 지 모르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은 시민들 가슴속에 영원히 전설로 기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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