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지식경제부의 워크숍 발표자료에 따르면 IT융합의료기기는 대구경북권에 포함되어 있다. 강원권은 의료관광, 의료융합으로 되어 있다. 의료관광의 특화분야는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의료서비스 기반 의료관광(건강관리, 심혈관)이고 의료융합은 특화분야가 생활습관병 대응 심혈관, 건강관리, 면역질환으로 되어 있다.

프로젝트 명도 동북아 의료관광거점 구축사업과 생활습관병 대응 글로벌 의료융합기술사업화 체제구축으로 되어 있다. 원주가 지방자치제 실시 후 가장 역점을 두어 전략적으로 특화 발전된 분야가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선도산업프로젝트에는 의료기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어찌된 일일까? 대경권에 IT융합의료기기의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일까? 포항에 의료기기와 관련한 전문메이커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원주만큼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선택하여 집중 육성한 경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충청권에도 의약바이오가 특화분야 선도산업으로 선정되어 있는데 왜 원주는 전략산업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으면서도 특화분야로 선정하지 않는 걸까? 강원도에서 의료융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사이 대경권에서 'IT융합의료기기'를 선점했다. 원주와 강원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당위성 홍보에 5+2 광역경제권 연계 논리도 희박하게 되었다. 또 정부의 의료기기사업 프로젝트에서 강원도가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광역경제권 사업은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인수위에서 창조적 광역발전전략으로 지역발전정책의 핵심프로젝트이다. 1년 이상 기간에 걸쳐서 수요조사 및 사업기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역과의 협력적 사업기획 수립체계를 형성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광역사업취지 및 전략방향에 관한 중앙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광역권내 지역간 합의 및 자율적 의지를 존중하여 세부사업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자율적 의지를 존중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광역경제권 사업의 키워드가 인프라와 기반조성에서 탈피하여 상품 중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여 비용절감보다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경권에 IT융합의료기기를 선도산업으로 선정하려는 것은 이러한 원칙에 벗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업이 기존방식과 다른 것은 전액 국비중심사업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선도산업프로젝트단위로 지원되며 균형을 중시하는 기존방식과 달리 사업계획서 평가에 의해 차등 지원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망상품개발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화분야내에 3~5년안에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유망상품과 핵심기술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평가내용이다.

무엇보다도 의료관광 의료융합도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원주의료기기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연세대 의료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있었고, 그 기반위에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의 1차결정에서 배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지역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이러한 점철을 밟으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원주가 사활을 걸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되기 위해 광역경제권에 '의료관광, 의료융합' 대신에 '의료관광, 의료융합(의료기기)'이라도 치사하지만 주장해야 할 것 같다. 강원도가 잘사는 길은 지역간 선의경쟁속에 최소한 충북에 청주 정도의 중핵도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고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의료융복합단지의 선정은 원주 아니, 강원도의 여망임에 틀림없다. 이것은 수도권의 인구유입과 강원도 인구의 수도권유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이를 위해 광역경제권내 강원권의 의료기기 포함은 국가산업기술정책과의 정합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