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강한 사람들은 본인이 조금만 주의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두드러기, 비염, 천식, 간지럼과 같은 반응이 이맘때 과민하게 나타난다. 먼지, 꽃가루, 복숭아, 곰팡이뿐만 아니라 화학성분이나 건축물의 독성 등 환경호르몬에 의해 점점 더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먼지, 꽃가루, 환경호르몬과 같은 물질이 숨 쉴 때 몸속으로 들어가 코와 폐로 연결된 통로에서 주로 반응을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반응은 콧물과 재채기이다. 또 안구가 충혈되거나 눈물이 나기도 하고 아토피 피부염으로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은 꽃가루와 같은 특정물질에 과민하게 반응을 보이는 계절성인 알레르기와 집먼지 진드기와 같은 항원 때문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알레르기로 나눌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화려한 꽃이나 열매가 열리지 않고, 향기도 없는 아주 평범한 식물들이다. 나무, 잔디, 잡초 등인데 이들은 바람에 날리기 좋게 작고, 가볍고, 건조하며, 돌기가 없는 꽃가루를 대량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누런 먼지처럼 날리는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홧가루와 삼나무 꽃가루도 주 원인물질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초기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감기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 순차적으로 일어나지만 꽃가루 알레르기는 이 세가지가 한꺼번에 일어나고 맑은 콧물이 나온다. 피로감, 집중력 저하, 후각기능 감퇴현상 등이 같이 나타나고 대부분 증세가 아침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꽃가루는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데 꽃가루의 농도는 따뜻하고 건조한 오전 시간대가 가장 높으며, 비바람을 동반한 천둥이 친 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가정에서 생긴는 알레르기

소파, 침대 매트릭스, 이불과 같은 침구류, 커튼, 가구나 가전제품 위 등에는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지만 '집먼지 진드기'가 수만 마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뽀얗게 쌓인 먼지는 그냥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 집먼지 진드기 덩어리인 셈이다.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집먼지 진드기의 알과 배설물 등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알레르기 소아 천식 환자의  90% 이상과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50% 이상이 집먼지 진드기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난방은 잘되고 환기가 잘 안 되면서 침대를 사용하는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 질환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호르몬 알레르기

황사에는 석영, 알루미늄, 철 등과 중국 공장지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화학물질인 환경 호르몬이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교란 시켜 인체로 흡수해야할 영양소와 배출시켜야 할 노폐물을 잘못 인식한다. 그것이 피부로 나타나면서 아토피나 알레르기로 반응하기도 한다.

각종 산업용 물질, 화학접착제, 살충제, 농약, 유기중금속류, 다이옥신류, 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합성에스트로겐류가 환경 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황사는 호흡기와 폐, 눈, 코, 목 등 노출부위의 점막을 자극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안구건조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만성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황사에 의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늘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호흡기질환 발병률이 높은 노인은 황사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황사는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며 만성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알레르기 예방과 대처법

충분한 수분 보충

점막이 마르기 쉬우므로 평소의 두배 정도 물이나 차를 마셔주면 도움이 된다.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기관지확장제 등을 휴대하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청결은 필수

황사현상이 심한 날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지만 외출하고 돌아오면 옷에 먼지를 털고 얼굴과 손발, 입안을 깨끗하게 씻어 내거나 바로 샤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두피에도 영향이 미처 탈모 증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머리를 감아주어야 한다. 비누보다는 손전용 세제로 손가락 사이사이에 있을법한 세균을 씻고 양치 후 구강청정제를 사용해 입안 세균도 없애주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에도 신경 써야

황사가 심한 날은 실내에서도 먼지 냄새가 나고 코가 간질간질하며 재채기가 나거나 눈이 따끔거리기도 한다. 공기청정기가 가장 요긴하게 사용될 때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진공청소기로 수시로 먼지를 빨아내고 커튼 등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자주 세탁해 주어야 한다.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가습기를 틀어 놓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놓는 것이 좋다.

도움을 주는 음식

녹는점이 체온보다 낮은 돼지고기는 위장 속에 붙어 있는 중금속을 흡착시켜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또 해조류(다시마, 미역 등) 에는 알긴산이라는 끈끈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체내에 쌓인 중금속 환경호르몬, 농약 등의 독성물질을 흡수, 배출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양파,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신 성분은 면역력을 증강시켜 염증발생률을 낮춰주며 수은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콩나물도 각종 중금속을 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 효과가 있다.

냉이와 쑥 등 봄나물이나 푸른색 채소, 유색과일에는 각종비타민과 수분이 많이 들어 있어 점막건강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밖에 미나리, 도리지 등도 기관지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준다.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명태는 칼슘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맛이 담백하다. 명태를 말린 황태는 단백질 양이 2배로 늘어난 고단백 식품이다.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 황사와 꽃가루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도움을 주는 차와 주스

국화차는 충혈 증세를 완화시키며 냉이나 호박, 사과는 비타민A가 풍부해 건조한 봄 날씨에 눈이 마르지 않게 보호해준다. 녹차는 효과적으로 기침을 해소하고, 순환기에 도움을 주어 만성적인 심장 질환에 많이 쓰인다. 오미자차, 모과차, 당근·시금치 주스가 좋다.

임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