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듯 바쁜 일상 속에 살다가 마음 씀씀이 넉넉하고 인상 좋은 사람을 만나면 잠시 한 템포 늦출 수 있어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13년 외길 '갈비인생'을 걷고 있는 '마포집'의 윤광호 대표는 인심 좋기로 소문난 단계택지의 터줏대감이다. 여덟명의 직원이 모두 5~10년 동안 가족처럼 알콩달콩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주방을 맡은 주방장은 윤 대표 부부와 가게를 오픈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오다보니 직원이 아니라 가족이나 다름없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직원과 업주간의 관계가 좋다보니 마음이 하나가 되어 환한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그렇다보니 10평에서 시작한 마포집은 현재 300명의 손님을 한꺼번에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윤 대표가 25년 전 갈비집 조리사로 일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에까지 온 것이다.

윤 대표가 탄생시키는 갈비는 남다르다. 갈비는 얇고 국물이 흥건해 1인분으로는 도저히 허기를 채울 수 없는 보편화된 갈비와는 비교할 수 없다. 구이용 등심 두께로 도톰하게 저민 갈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채소를 갈아서 버무린다. 윤 대표만의 경험과 노하우로 골고루 버무려진 갈비는 24시간 동안 냉장 숙성시킨다. 이렇게 숙성된 갈비는 국물 없이 갈비만 저울에 달아 300g 1인분으로 낸다. 그야말로 한 사람은 1인분만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이 넉넉하다.

숙성된 갈비를 숯불에 구우면 육즙이 살아 있어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 갈비구이가 탄생한다. 적당히 구운 갈비는 부추, 양배추와 함께 톡 쏘는 겨자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상추쌈이 필요없을 정도로 담백하다. 동글동글 모양도 예쁜 마늘을 석쇠에 올렸다가 갈비와 함께 먹는 맛도 좋다.

윤 대표는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음식값을 올린다거나 재료나 음식양을 속이면서 돈을 벌고 싶지 않다"며 "고춧가루는 귀래면 농가와 계약재배해서 쓰고 상추를 비롯한 채소들도 원주 근교의 믿을만한 농가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음식점에서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드는 곳이 흔치 않은데 마포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매년 봄이 되면 1년 분량의 고추를 농가에 주문해 가을에 수확된 고추를 갈아 냉동고에 보관한다. 아침마다 윤 대표는 갈비를 재우고 기본 소스를 만든다. 무를 넣고 담근 살얼음이 시원한 동치미는 짜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잘 먹는다. 금방 버무린 배추겉절이, 묵말이, 고냑묵 등이 반찬으로 나오고 무쌈과 채소쌈 등이 곁들여진다.

파절이가 아닌 부추소스를 쓰는 것도 이 집의 특징. 지금은 부추소스가 여러 곳에 쓰이지만 원주에서 처음 부추소스를 쓰기 시작한 것도 윤 대표라고 한다. 마포집은 상표등록을 이미 해 놓았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분점을 내주기도 한다.

돼지갈비(300g 9천원), 목등심소금구이(250g 9천원), 암소왕갈비(359g 2만5천원), 생갈비(300g 2만5천원)가 있고 점심특선으로 인삼왕갈비탕(7천원)을 제공한다. 고기를 먹고 나서 식사를 원한다면 냉면(4천원)이나 공기밥(1천원)을 주문하면 되는데 공기밥에는 된장찌개가 공짜. 오전 11시부터 오후10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반지하 주차장에 20대 정도 주차 가능하다. 1, 2층으로 되어 있어 단체회식 장소로도 좋다. 위치는 단계동 장미공원 근처 한국관 뒤.

윤 대표는 취미로 궁도를 하고 있으며,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을 정도의 실력을 자랑한다.

▷문의: 742-7371(마포집)

임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