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구동 금강아미움 84㎡ 임대보증금 7천만원
주공, "보증금 전환이율 시중금리보다 높다"

대한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이하 주공)가 매입한 미분양 아파트 분양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률 저조 요인으로 월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공은 지방 미분양주택 해소대책 일환으로 태장동 금강아미움, 요진보네르카운티, 문막대광메트로 등 291세대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문막대광메트로를 제외한 아파트의 입주자모집공고를 냈지만 신청자가 적어 추가 모집공고를 내기로 했다.

이처럼 임대가 잘 안되는 것에 대해 실수요자인 서민들은 비싼 월 임대료 때문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주공에서 내놓은 아파트는 월 임대료가 75㎡ 22만7천500원, 84㎡ 25만9천370원이어서 서민 처지에서는 부담스럽다는 것.

이에 대해 주공 관계자는 "월 임대료 일부는 임대보증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다 보증금을 저축해두면 현재 전환 이율이 연 8%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민들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공에서 내놓은 매입임대아파트가 턱없이 높은 보증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단구동 김모 씨는 "보증금 3천만~5천만원도 구하기 어려운데 월 임대료로 전환해주는 혜택이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는 말했다.

특히 주공에서 매입해 임대하고 있는 주택은 분양가 대비 70~75% 수준에 임대하도록 돼 있지만 최근 원주의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존 임대아파트와 주공에서 공급하는 임대아파트 가격이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구동 금강아미움은 84㎡ 보증금 3천112만5천원에 월 임대료는 25만9천370원이다. 임대료 전액을 임대보증금(전세)으로 전환하면 임대보증금은 7천만3만1천원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구곡택지 대림아파트 84㎡는 전세가격이 7천만~7천500만원대에 형성돼 주공에서 매입, 공급하는 임대아파트는 사실상 저렴하지 않다는 것. 반면 민영아파트는 미분양세대에 대해 발코니 무료 확장, 도배, 장판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지고 있어 주공 매입 임대에 대해 더욱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것.

주공은 매입임대 아파트는 현 상태로 임대하고 층과 세대별 시설물 설치내용이 다르더라도 임대조건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 정수기나 음식물처리기, 가스렌지 등 일부 시설물은 고장시 보수하지 않고 철거 후 마무리한다고 덧붙였다.

주공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매수했지만 분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에 대비한 비용도 감안한 것"이라며 "기존 입주민 반발도 감안해 계약한 세대에 대해서는 별도 지원책을 마련해보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