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사롭게 달래주는 것은 문화예술이다. 우리는 이미 영화 워낭소리를 통해 그러한 문화의 힘을 실감했다. 그렇지만 바람과는 달리 문화예술활동과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실제로 서울의 공연장에서는 대관횟수의 감소와 관객의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에 있어서도 이러한 현상이 예외는 아닐 것이다.

원주는 지난 2년간 문화예술창작지원금의 지원으로 최근 활발하게 전시와 공연활동이 증가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그 동안 문화예술의 관람객 입장에서 직접 참여하는 문화동아리 활동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음은 지역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문화행사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10월 주말의 경우 원주에서 15건의 행사와 전시가 벌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외부 인사들의 경우 원주문화의 깊은 저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생활친화형 문화공간 네 군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두 군데의 문화의집 운영,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왕성한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 갤러리들도 지역작가들의 소중한 표현의 장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 문화의 거리도 기대되는 공간이다.

문화를 소재로 한 문화생활협동조합과 문화관련 사회적 기업도 다른 지역에서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원주의 저력이라 할 것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세 축제에 대해서도 주제에 대해서 무척 경쟁력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원주가 희망적인 이유는 수도권 위성도시에 없는 지역 언론이 살아있고, 다양한 문화공간과 문화활동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우선 정책이라는 정책방향 속에 지역문화도 산업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중앙정부의 방향선회로 지역문화가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여러 하드웨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를 하나 둘 갖추어가기 시작한 원주에도 지역문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위기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가야 한다.

문화예술이 이제는 단순관람에서 벗어나 개인의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차원에서 지역문화의 방향도 좀 더 시민들의 문화예술 창작동아리 참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제 어려운 시기에 희망을 이야기 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적 잠재력을 외부에서는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 원주민인 원주시민이 스스로 폄훼한다면 원주의 지역문화가 설 땅은  없다. 이제 스스로 지역의 가치를 자녀의 손을 붙잡고 문화공간과 문화활동에서 찾아볼 것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주말 반나절은 문화예술 감상이나 창작활동에 자녀들과 같이하자.
　둘째,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문화시설들을 찾아가는 연중 문화달력을 만들어 보자.
　셋째,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원주의 대표적인 문화시설과 공간을 같이 안내하여 찾아보자.
　넷째,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공연과 전시에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서보자.

바쁠수록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말처럼, 워낭소리처럼 느림의 미학을 우리 생활 속에서 찾아내도록 도와주는 지역문화예술계의 건투와 시민들의 응원을 기대해 본다. 그 응원은 다름 아닌 창작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박수를 보내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