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을 풀기위한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잠을 청하는 것이다. 적절한 때에 쾌적한 환경에서 잠을 푹 자고 나면 쌓였던 피로가 풀리고 다시 에너지를 얻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자세로 잠을 자느냐에 따라 피로가 쉽게 풀리기도 하고 오히려 잠에서 깨어나면 온 몸이 찌뿌둥하고 개운치 않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잠을 잘 때 한두 가지 버릇을 갖고 있다. 코를 골거나 이를 가는 버릇,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버릇 등 이런 버릇은 숙면에 방해가 된다. 잠버릇은 평소 심리와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 때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잠자는 중 자연스럽게 잠버릇으로 그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몸을 뒤척이거나 작은 소리에도 잠을 설치는 등 자면서도 그 사람의 심리 상태와 유사한 행동을 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생긴 잠버릇이 일시적인 생활의 변화 때문이라면, 비교적 오랜 세월 습관화된 잠버릇은 그 사람의 삶 자체를 유추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격이나 건강상태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임춘희 기자

코를 곤다

코를 고는 것은 수면 중에 상기도가 좁아져서 호흡기류에 난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콧물이나 그 밖의 분비물, 비후성 비염, 편도선 비대, 비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상기도가 좁아들 수 있다. 심하게 코를 골다가 잠시 숨이 멎는 상태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골이가 지나치게 심할 경우 기억력 장애, 우울증, 급성불안발작 등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고혈압, 뇌졸중, 부정맥, 성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평소 코를 잘 골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코를 드르렁거리며 골면 '낮에 무척 피곤한 일이 있었나 보다'라고 판단하기 쉽지만, 잠을 잘 때마다 큰 소리를 내며 코를 곤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를 간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상인의 5~15%에 해당하는 사람이 잠을 잘 때 습관적으로 이를 간다고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비염이나 천식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비염이 있으면 잘 때 입안에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기도 한다. 간혹 과음을 할 경우에도 이를 가는 증상이 나타난다.

입을 벌리고 잔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면 숨울 쉬어야 하기 때문에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주로 코막힘이 있는 사람들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 역시 강한 호흡을 해야 하므로 입을 벌리고 자게 된다. 잠자는 내내 입을 벌리고 있다 보니 입안의 타액이 마르게 되어 기관지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실내가 건조한 것은 금물.

침을 흘린다

인후나 식도 기능을 의심할 수 있다.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증이 있으면 침을 삼키는 기능이 떨어져 자는 동안 침이 고여 흘러내릴 수 있다. 노인들이나 유아들이 갖고 있는 잠버릇인데 침을 삼키지 못해 침이 목에 걸려 자는 동안 심한 기침을 하기도 한다.

잠꼬대를 한다
　
신경성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난다. 피로가 쌓이거나 수면부족이 있을 때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는데 특히 어린아이가 잠꼬대를 심하게 하면서 맥박이 증가하고 땀을 흘리며 동공이 확대되는 증상을 보이면 야경증일 가능성이 높다.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는 야경증이 심할 경우 간질일 가능성도 있다. 원인만 제거하면 되는 가벼운 증상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는 습관 중 하나인 것이 잠꼬대이다.

팔다리가 움찔움찔한다

틱증후군처럼 자면서 팔다리를 반복적으로 움찔움찔해 주위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이 있다. 만성수면부족증일 경우 주로 나타나는데 대개 주기적으로 종아리와 발목을 움직인다. 이럴 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쾌적한 잠자리 환경을 만들고 피로가 풀릴 때까지 푹 자야 한다.

기침을 한다

기침은 주로 잠들기 직전이나 새벽녘에 나타나 숙면을 방해한다. 천식, 만성기관지염, 심장 기능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는데 밤에는 낮보다 체내 이산화탄소 발생이 많아 쌓이기 때문이다. 수면 중에는 산소를 보충할 수 없어 호흡기가 더 민감하게 작용하는데 심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누운 상태에 폐의 혈액순환이 잘 안 돼 기침이 심해진다.

이불을 찬다

소심한 성격이거나 평소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한 일들이 스트레스로 쌓여  있는 사람들은 잠을 자면서 욕구해소 차원에서 발길질을 하게 된다. 이럴 땐 최대한 잠자리를 편하게 해주고 어린아이라면 푸근하게 안아주는 것이 좋다. 신체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도 이불을 덮지 못하고 다 차버리는데 열을 식혀주는 찬 음식을 주로 먹어주는 것이 좋다. 장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배만 얇은 이불로 덮어주도록 한다.

새벽에 깬다

한밤중에 꼭 깨어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이다. 우울증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고 꿈을 많이 꾸고 깊은 잠을 잘 수 없어 체중이 줄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잠버릇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우울증이나 성격을 살펴보아야 한다. 폐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한 번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어 한다. 이런 사람들은 숨이 답답해지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자주 찾아오기 때문에 얕은 잠을 자게 된다.  

꿈을 많이 꾼다

밤새 꿈을꾸고 나면 잠을 잔 것 같지 않고 피곤하다. 심하게 신경쓰이는 일이 있을 때,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을 때, 수면제 등 약물복용을 하다가 끊었을 때도 꿈을 많이 꾼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많고 적음의 차이는 꿈을 기억하는 능력의 차이다.

숙면을 위한 Tip

편안한 심리상태: 우선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잠시 잊고 의식적으로 최대한 편안한 정신 상태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쾌적한 잠자리: 침구류는 햇빛에 소독해 주고 건조하지 않도록 머리맡에 푹 적신 수건과 입이 마르면 축일 수 있도록 식수와 컵을 가까이에 두는 것이 좋다. 먼지가 쌓이는 것도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없애야 한다.

적당한 수면 시간: 밤10시에서 새벽2시라고 하는데 아무리 늦어도 12시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시간은 짝수로 하는 것이 생체리듬에 좋다는 설도 있는데 어른의 경우 6~9시간이 적당하고 유아기에는 16시간, 2세 이후가 되면    9~12시간 잠을 자는 것이 좋다. 밤잠을 보통사람보다 적게 자는 사람이라면 점심식사 후 30분 정도 눈을 붙이면 피로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피로를 풀겠다고 하루종일 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생체리듬이 깨져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가 띵하기 쉽다. 주말이나 휴일에라도 적당시간 잠을 자고 취미생활을 하거나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숙면에 도움되는 차: 대추씨에는 신경을 이완시켜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천연수면제'로 통한다. 대추를 통째로 넣고 끓여 마시거나 대추씨만 50개정도 모아서 달여 먹으면 된다. 이 밖에 라벤더, 카모마일과 같은 허브차도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