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외암민속마을 전경(사진제공: 아산시청)

환한 옷을 차려 입고 떠나면 좋을 때다. 봄놀이 꽃구경을 하기엔 조금 이르지만 전통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민속마을에서 정겹게 봄을 맞이하면 좋을 듯. 오고가는 길, 차창 밖으로 파릇하게 변하고 있는 낮은 산등성이를 보며 아지랑이처럼 내려 앉는 봄을 온 몸으로 느껴보자. 한국관광공사에서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 라는 주제로 추천한, 3월에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외암민속마을(충남 아산)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외암민속마을. 예인 이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마을은 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앞쪽에는 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뒤로는 병풍처럼 산이 둘러져 있으며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약한 구릉지에 집들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있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갓을 쓰고 흰 한복을 차려 입은 옛 어른이 곰방대를 물고 양반답게 앉아 있을 것 같은 고택.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맹사성고택(맹씨행단)은 고려 말 충신이던 최영 장군이 지은 건물로 그의 손자사위인 고불 맹사성의 부친 맹희도가 인수해 대대로 살아왔다. 숙박체험, 농촌체험 등 우리 고유의 풋풋한 정서 속에 푹 빠질 수 있는데 잘 찐 찹쌀떡메치기, 전통 두부 만들기, 탁본뜨기, 솟대만들기, 연만들기 등 농촌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민박은 5만~17만원이며 홈페이지(http://www.oeammaul.co.kr)를 통해 농촌 체험을 신청하면 된다. 된장, 청국장, 조청, 고추장, 표고버섯 등 이 마을 특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다. 온양민속박물관과 도고면의 아산세계꽃식물원, 영인면의 피나클랜드, 인주면의 공세리성당에도 들러볼 만하다. 온양 시내에서 4㎞ 거리에 이충무공의 영정을 모셔 놓은 현충사가 있다. ▷문의: 041-540-2565(아산시청 문화관광과)
　
개실마을(경북 고령)

봄이면 매화와 목련, 벚꽃 등 꽃 잔치가 벌어지는 개실마을은 조선 전시의 성리학자로 영남학파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이 350년간 살아온 집성촌이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라는 지명만으로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서당인 도연재 마루에 앉아 마을 훈장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한과, 엿, 두부, 칼국수 등 전통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쌍림딸기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딸기수확체험과 널뛰기, 그네타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체험으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고령읍을 감싸고 있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 위에 200여개의 고분이 있는데 이른 아침 고령읍내에 운무가 깔릴 때나 저녁노을이 물들 때는 자연이 펼쳐놓은 아름다운 광경 앞에 입이 벌어질 지경. 주변 관광지로는 대가야 답사 1번지인 지산동고분군이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무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은 대가야왕릉전시관이 있다. 고령읍 쾌빈리의 금곡은 악성 우륵이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가야금 모양의 우륵기념탑이 인상적이다. 우륵박물관에서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볼 수 있다.

▷문의: 054-956-4022(개실마을)
　
녹우당(전남 해남)

해남 연동리에 있는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1587~1671)의 고택이다.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반기는 녹우당은 고택 전체를 상징하지만 사실은 이 집의 사랑채를 말한다. 녹우당 별당에서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증손인 윤두서가 학문과 예술을 키웠으며 소치 허유 등 쟁쟁한 문인과 예술가들이 머물거나 교류했다. 한때 99칸에 달했던 녹우당 고택은 지금 55칸만 남아 있다. 고산의 14세 손인 종손 윤형식씨와 종부 김은수씨가 살고 있다.

고택 뒤편의 천연기념물 비자나무숲에서 녹우당이란 당호가 탄생했다. 바람이 불 때 비자나무 잎들이 바람에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녹색 빗소리 같다고 해서 녹우당(綠雨堂)이란 이름이 붙은 것.비자나무 숲길은 이슬이 마르지 않은 아침 산길이 가장 싱그럽고 마음까지 촉촉해진다. 우항리 공룡화석지와 대흥사도 찾아볼 만하다.

▷문의: 061-530-5229(해남군청 문화관광과)

소안동 밀양(경남 밀양)

밀양은 안동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양반의 고장이라고 해서 예로부터 소(笑)안동으로 불렸다.

먼저 영남루를 찾아보자. 진주 촉석루,평양 부벽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누각이다. 밀양읍성이 내려다보이는 풍치가 기막히다. 교동의 밀성손씨 집성촌도 빼놓을 수 없다. 99칸의 웅장한 한옥 구조를 자랑하는 밀성손씨 종가집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후손이 한식당으로 운영 중이다. 점필재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예림서원과 그의 생가 후원재도 필수코스다.

국난이 닥칠 때마다 표면에서 땀이 흐른다는 홍제사 경내의 표충비, 용왕의 아들을 쫓아왔던 1만마리 물고기가 돌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만어사, 템플스테이가 유명한 사명대사의 표충사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재약산의 천연기념물 얼음골도 유명하다.

▷문의: 055-359-5642(밀양시청 문화관광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