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설렁탕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탕 요리 중 하나인 갈비탕은 사실 그 명성에 비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음식이다. 제대로 한다는 소리를 듣는 음식점을 찾기도 쉽지않고 갈비집의 사이드 메뉴쯤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요즘엔 그저 일년에 서너번 결혼식장에서나 접하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몇해전 터진 중국산 통조림 갈비탕 파동 이후 갈비탕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싸늘하다.   

여기에 조리가 어려워 대중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이미 대중화된 설렁탕이나 곰탕처럼 갈비탕도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지만 갈비탕과 설렁탕은 원재료부터가 다르고 조리방법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소뼈를 무조건 오래 끓이는 설렁탕과 달리 갈비탕은 불의 세기, 시간, 갈비대의 길이, 양념 등에도 맛이 변하는 민감한 음식이다. 그만큼 맛의 깊이가 다르다.

단관택지 구 조선부페 맞은편에 위치한 '청주본가 왕갈비탕(대표: 편경호·36)'은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라는 갈비탕이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하는 집이다.

지난 2007년 문을 연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지만 담백하면서도 깊고 진한 국물맛과 큼직한 왕갈비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 맛에 반한 인근 단구동, 반곡관설동 주민들은 물론 우산동이나 태장동, 멀리 문막에서까지 갈비탕 한 그릇 먹자고 달려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상호에서 알수있듯 갈비탕 하나로 전국에 명성이 자자한 청주시 운천동 청주본가가 맛의 원천이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편경호 대표의 친정어머니 황태자(66) 씨가 1년간 직접 원조집에서 익힌 솜씨란다. 그 때의 인연으로 갈비 등 사용하는 식재료도 청주본가와 동일한 것을 쓴다.

갈비탕을 제법 끓인다는 집에서도 이 곳처럼 갈비로 직접 육수를 내는 곳은 흔치 않다. 잘 손질한 왕갈비만으로 기본 육수를 내고 갈비를 건져낸 후 각종 한약재와 채소 등 24가지 재료를 더해 한번 더 끓어야만 이집만의 비법 육수가 완성된다. 건져 낸 갈비는 양념을 더해 다시 쪄낸 후 완성된 육수와 함께 뚝배기에 담아낸다. 갈비를 다시 한번 찌는 과정에서 갈빗살 자체에 양념이 배어 고기 맛이 특별하다는 것이 편 대표의 귀띔.

'왕갈비탕'이란 이름이 허명이 아니라는 것은 주문과 함께 확인된다. 갈비탕을 시켰는데 집게와 가위가 딸려나온다. 왕갈비 자체가 두손에 꽉차고 남는 크기다 보니 들고 뜯기보다는 집게와 가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해 보인다. 살을 발라내 땅콩가루와 겨자 등 10여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지만 밥을 말아 함께 내는 깍두기나 오징어젓갈을 더해 한술 크게 떠 넣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육수가 개운한 뒷맛까지 남겨준다. 1인분 7천원.

매콤 달콤하면서도 담백해 자꾸 손이 가는 매운갈비찜은 술안주로 그만이다. 큼직한 왕갈비를 뜯는 것으로도 만족스럽지만 표고·새송이·느타리 등 각종 버섯과 달래, 냉이 등 제철채소를 더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양에 따라 소·중·대(2만2천·2만9천·3만8천원)를 선택할 수 있어 가격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푸짐하게 담아내는 항아리특탕은 노인과 아이를 대동한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버섯과 각종 한약재를 더해 갈비탕과 같은 육수를 사용하면서도 한결 산뜻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3만5천~2만5천원.

황태가 들어간 비법양념장으로 비벼내는 황태비빔냉면(5천원)과 하루에 20인분만을 끓여 한정 판매하는 육개장(6천원)도 맛보지 않으면 후회할 음식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찾는 사람이 많다.  

편 대표는 음식을 손님상에 올릴 때마다 "맛있게 드세요"란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여느 음식점에서도 들을법한 특별한 것 없는 인사지만 이 한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편 대표는 "정말 갈비탕 만큼은 자신있어요.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기에 맛있게 드시라고 당당히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60여석 좌석에 별도의 주차장은 없지만 주변 주차공간은 여유있는 편. 오전9시30분부터 오후10시까지 문을 연다.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

▷문의: 764-3092(청주본가)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