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 사이에 말 못할 고민 중 하나가 '변비'이다.

예전에는 우습게 보아넘겼던 것들이 고질적인 질병이 돼버린 것들이 많이 있는데 현대인의 생활동선이 가져다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의 발달로 질병에 대한 치료율이 높아지고 평균수명도 길어졌지만 기계·자동화로 운동량은 줄어들고 바르지 않은 생활습관들이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심한 변비는 두뇌에 산소 공급을 방해해 잦은 두통을 불러오거나 중성지방 축적으로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유 없이 피곤하고 속이 더부룩해 생활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생긴 변비가 증상이 심하면서 빈혈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식각한 것이다. 심각한 변비를 방치하거나 시중에서 파는 약으로 대충 넘어간다면 대장암으로까지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증상: 배변횟수가 일주일에 2번 이하일 때나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아있는 경우, 배변시 과도하게 힘을 주어야 하는 상태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변비이다.
　
▷원인: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섬유소 섭취량은 줄고 따라서 장운동까지 감소해 음식물이 장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또 절식(다이어트) 등으로 식사량이 적으면 정상연동운동마저 저하돼 배변이 힘들어진다.

또 대장 운동은 정상이지만 항문 주위의 배변에 중요한 근육인 치골직장근이 배변시 이완해야 하는데 힘이 제대로 쥐어지지 못하면 출구 폐쇄형 변비에 걸릴 수 있다. 늘어진 직장을 막거나 외부에서 직장을 누르는 등의 출구 폐쇄증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서행성·장무력증 변비는 대장의 전반적인 운동이 저하된 이른바 퇴행성 변비이다.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하거나 직장에서 배변느낌이 있을 때 불편하다고 참거나 그냥 지나쳐 버리는 일들이 반복되면 장운동 저하가 습관이 되어 변비가 된다.

임신 중에도 장에 압박을 주고 장운동이 원활하지 못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진통제, 제산제, 경구피임약, 빈혈치료제, 고혈압치료제 등 습관적인 약물복용도 변비를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하제나 관장을 남용하면 정상적인 배변운동이 저하돼 직장벽 지각이 둔화되어 변의를 느끼지 못하면서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의 전신질환이 있을 때나 배변에 적당하지 않은 자세, 수술후, 출산후, 생리중,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적인 생활(식)습관 등이 변비의 원인이 된다.
　
▷예방과 치료: 병적인 것인지 기질적인 것인지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별 증상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변비가 생기면 그것은 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기능적인 원인에 의한 변비는 만성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꾸준한 습관 변화로 완화시킬 수 있다.

예방 및 치료 이렇게

①식이요법: 새벽 공복에 생수 200㎖(1컵) 마신다. 아침식사는 배변반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거르지 말고 꼭 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식사를 해주어야 한다. 배변을 도와주는 섬유질 양도 늘여야 한다.

섬유소는 채소나 과일, 해조류(양배추, 샐러리, 우거지, 고사리, 콩, 고구마, 우엉, 미역, 사과, 파인애플, 바나나, 건대추)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하루 30g 정도씩 먹는 것이 좋고 현미, 검은콩을 섞은 잡곡밥을 꾸준히 먹으면 변비 예방과 치료에 모두 도움이 된다.

변비를 급히 해소해야 할 때는 파인애플이나 사과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고 30분 정도 걷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면 반응이 온다. 유산균이나 발효음식도 도움이 된다. 유산균은 위산이나 온도에 의해 파괴되므로 공복에 먹거나 따뜻한 물과 함께 먹으면  소용없다.

소장까지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시키기 위해 캡슐에 싸인 천연유산균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국장은 발효음식의 대명사이다. 변비가 심하면 청국장 가루나 환으로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②규칙적인 배변습관: 아침 식사 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긴장을 풀기 위해 신문 등 가벼운 읽을거리를 가지고 가는 것도 좋다. 화장실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무릎을 가슴에 가깝게 하면 도움이 된다. 배에 적당히 힘을 주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힘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5분 내지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 식사 후에 또는 이튿날 아침에 다시 시도해 본다. 시간에 쫓기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③약물요법: 변비가 심해 생활이 불편할 정도면 약물로 완화시켜야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인한 변비는 기능개선제로, 변비가 심해 복부 경련성 복통이 있는 경우나 치질, 치열이 있어 병변이 심해질 경우에는 약을 사용한다. 하지만 환자 임의로 남용하다 보면 악순환이 초래될 수도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로 한순간에 해결 보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 생활습관(식이요법,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해야만 큰 부작용 없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