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 도시 한 책 읽기 선정도서인 '숨쉬는 도시 꾸리찌바'(작가: 안순혜)는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박용남(56) 소장의 저서 '꿈의 도시 꾸리찌바'가 모태이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어린이들도 읽기 쉽도록 각색한 것이 '숨쉬는 도시 꾸리찌바'이다.

원주시는 매월 개최하는 베스트원주 아카데미 2월 강사로 박용남 소장을 초청, 지난달 26일 원주시청 백운아트홀에서 강연을 실시했다. 강연에 앞서 박 소장을 만나 그의 도시철학과 행정원칙에 관해 들었다. 박 소장은 3회에 걸쳐 브라질 꾸리찌바시를 다녀왔으며, 원주는 2번째 방문했다.
　
원주는 2번째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도시공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는 원주는 어떻습니까.

5년 전 대학 강연으로 원주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시청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네요. 신도시가 생기면 구도심은 체계적인 재생계획이 수립돼야 합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구도심은 슬럼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구도심에 사는 주민들은 고통을 받게 됩니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요.
　
도시공학 전문가 시각에서 원주같은 중소도시의 공통된 도시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도시의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겁니다. 신도시도 그런 식으로 만듭니다. 신시가지를 개발할 때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도시계획을 수립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우습지도 않아요. 지하차도나 육교가 많은 도시는 결코 좋은 도시가 아닙니다. 차량을 배려하다보니 사람이 내몰리고 있습니다. 원주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원주는 기업·혁신도시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원주시에서 Clean & Rreen이라는 녹색정책을 표방했습니다. 이러한 엇갈린 정책에서의 문제는 무엇으로 보십니까.

저탄소 녹색도시의 핵심은 자동차 의존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저탄소 녹색도시의 대표모델이 바로 브라질 꾸리찌바시인데 자가용 의존도를 줄이는데 성공했지요. 교통문제는 이동성과 접근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나 철도 등 해당지역 여건에 맞게 결정하고, 그러한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녹색교통수단인 자전거인데 유럽의 20만∼30만명이 사는 여러 도시들에서는 자전거 통행분담률이 30%에서 많게는 60%까지 됩니다. 도시교통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최우선은 보행자이며, 이어 녹색교통, 대중교통 체계로 가야 합니다.
　
이같은 문제에 있어 해결책이 있다면.

원주시에 콘트롤타워와 같은 기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발정책과 보존정책이 파편화돼서 따로따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하고 전문가가 참여해야 합니다.
　
중앙로 문화의거리를 보고 오셨다고 하는데 어떠셨습니까.

제가 갔을 때 차량이 지나가더라고요. 보행자 전용도로가 아니었습니다. 보행자 전용도로는 정말로 걷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데 시작 단계여서 그런지 미흡해 보였습니다. 문화의거리를 처음 시도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을텐데 잘 만들면 주변 상가 매출이 20∼30% 가량 상승합니다. 이동인구가 많아지면 장사가 잘 될 수 밖에 없어요. 원주에서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인식이 달라질 거예요.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