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면 황둔1·2리, 송계1·2리는 2000년 전국 최초로 정보화마을로 지정됐다. 황둔송계정보화마을. 정보화마을 홍보부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거쳐 현재 황둔1리 이장을 맡고 있는 조종근(55) 씨. 정보화마을 운영위원회 위원이면서 농촌개발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 황둔송계정보화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누구보다 풍요로운 농촌을 만드는데 관심을 갖고 앞장서온 인물. 올해는 마을 이장으로서 황둔1리 새농촌건설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정보화 마을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 전국 최초로 지정된 시범마을인 만큼 망가지거나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쉽지는 않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가시적인 전자상거래 효과를 낸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무엇보다 힘든것은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 그는 "의지만 갖고 주민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각종 정책사업이 실질적인 주민소득 증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 정보화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전국 최초로 절임배추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절임배추를 상품으로 만든 것은 장시간 전국 어디를 가나 상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작 당시 연간 2~3천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금은 치악산 산나물 등 지역 토산품과 함께 절임배추를 판매해 1억5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을에서는 국비 등을 지원받아 현재 배추절임공장을 만들고 있는데 30% 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조 이장은 "법인을 만들고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절임배추와 고추, 메주, 감자 등 주민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가 증가하자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고 결국 온라인 판매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무리 수십억원을 들여 숙박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마을에 갖춰도 이것이 주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하고 만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처음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한단계 치고 올라 활성화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며 "정책사업을 주민소득증대와 직결시키는 게 한단계 성숙하는데 있어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둔1·2리와 송계1·2리, 성남1·2리는 사업비 70억여원이 투자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2011년까지 진행된다. 조 이장은 "한방약초단지 조성과 휴양시설 확충 등 농촌종합개발사업이 소득증대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보화 마을과 어우러져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이 어렵다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황둔·송계를 보면 희망이 보이고 의욕이 넘친다"며 "우리 마을이 농촌의 미래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농촌의 미래를 신림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