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나 영화 촬영지가 명소로 거듭나며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2001년 '대망'이라는 사극을 시작으로 장길산, 왕건, 일지매 등의 드라마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신기전 등 꾸준히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충북 제천의 청풍과 1930년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 '모던보이'를 촬영했던 부천 영상문화단지,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소개한다. 봄이 오는 길목의 조바심을 내려놓고 극 속의 주인공이 되어 계절을 잠시 잊는 것은 어떨까.

	▲ 제천 청풍의 일지매 촬영장. (사진제공: 제천시 문화관광과)

일지매·왕건 촬영장 제천 '청풍'

촬영장에는 성곽과 성루를 비롯해 관청과 육의전, 초가집, 객주, 제재소, 어시장이 있고 양반집, 중인촌, 빈민촌 등 모두 91채의 옛 건물이 들어서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몇 백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바다와 접하지 않은 유일한 도인 충청북도 내륙에 자리잡고 있지만 '청풍명월'이라던가 '청풍호반' 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닐 만큼 절경이다. 산과 호반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엔 녹음이 몸과 맘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가을엔 단풍과 국화로 분위기를 내고 겨울엔 조용한 설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일지매'의 주요무대인 오픈세트장과 청풍문화재단지, 아름다운 오솔길이 운치 있는 청풍호반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려면 하루가 빠듯하다.

촬영지는 청풍문화재단지 내에 별도로 자리 잡고 있어 문화재단지 후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문화재단지 서편 아래에 촬영장이 조성돼 있고 진입로는 청풍체육공원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청풍문화재단지는 망월산 기슭에 있다. 남한강 상류에 위치해 있어 수운이 발달하여 옛날부터 역사와 문화가 발달했던 고장이다. 1983년 충주댐 건설로 지역 일대가 수몰되는 '위기' 에 봉착했는데 크고 작은 문화유산들을 온전히 보존, 복원하여 모아놓은 장소가 청풍문화재단지다. 자칫하면 고스란히 수장(水葬)되었을 뻔했던 유산들을 지키고 있다. 청풍문화재단지 가운데, 해발 373m의 망월산 정상부에는 망월산성과 망월루가 세워져 있다.

삼국시대 이전에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유적은 15m에 달하는 길이의 성벽이 보존돼 있다. 그다지 높지 않은 구릉 위로 성벽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가다보면 정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망월루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문화재단지 일대와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전9시~오후6시(3~11월), 오후5시까지(12월~2월 동절기) 운영하고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중·고생 2천원, 초등학생 1천원.

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내려 금성·청풍방향으로 약 15분 진행하면 금성면 소재지마을이 있고, 금월봉을 지나면 제천 왕건촬영장이 나온다. 청풍리조트호텔을 거쳐 청풍랜드를 지나고 청풍대교를 건너면 우측 구릉지대에 문화재단지가 조성돼 있다.

▷문의: 043)641-4301

	▲ 영화 모던보이가 촬영된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는 보신각, 종로, 명동 등 1900년대 초반 경성의 주요거리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사진제공: (재)부천문화재단판타스틱스튜디오)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

배우 박해일과 김혜수가 등장해 일제강점기를 선보였던 영화 '모던보이' 촬영장소인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 당시의 배경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   1930년대 조선총독부에 맞서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해 가는 경성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시대극 특성을 살리기 위한 자료수집과 교수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1937년 경성의 모습을 완성해 냈다고 한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부천 영상문화단지 내 판타스틱스튜디오와 합천 영상테마파크이다. 이 두 곳은 모두 서울의 옛 거리와 건물들을 재현한 공간들로 꾸며져 있는데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에서는 보신각을 비롯해 종로 거리, 명동 거리, 충무로 등 경성의 중심 거리들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시켰고 종로경찰서, 종로시장 골목 등이 영화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가 전개되는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전차가 이동하는 밤거리. 도시 전체에 내린 어두움을 비치며 헤드라이트를 밝힌 전차가 지나가면 다시 밤거리는 고요한 가로등만이 여운을 남긴다. 해명과 난실은 밤거리를 달리는 전차 속에 앉아있다.

판타스틱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부천문화재단측에서는 이제 곧 '야인시대'의 안재모,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 등과 함께 '모던보이' 박해일의 모습을 스튜디오 내 곳곳에 장식할 것이라고 한다. 이용시간은 오전10시~오후9시

▷문의: 032)236-2583~8
　
합천영상테마파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평양 시가지 전투 장면을 촬영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합천읍에서 합천댐 관광지 방향으로 약 15분 거리에 조성된 영화 드라마 촬영지 세트장이다. 드라마 '서울 1945', 영화 '바람의 파이터' 등의 촬영 장소로도 이용됐는데 서울역, 조선총독부, 반도호텔 등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서울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오전9시~오후6시(3월~10월), 오전9시~오후5시(11월~2월)까지 개장하고 성인은 2천원, 어린이  1천500원. ▷문의: 055)930-3756~8(합천군청 관광개발사업단)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