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기까지 산파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이낙주 중앙로차없는거리 상인회장은 상인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으며, 공무원과 시의원, 시민사회단체들을 만나는 등 중앙로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는데 있어 일등공신이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68년 원주로 이사해 82년까지 교직에 몸담았다. 82년 교직을 그만두고 농장과 식당을 운영하면서 실패의 쓴맛도 겪었지만 88년 당시 중앙로는 낭만과 여유가 있는 거리였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은 "20여년 전 중앙로는 운치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살아있는 거리였지만 택지가 개발되고 일방통행과 홀짝 주차제 등이 실시되면서 삭막한 거리로 변했다"고 말했다.

중앙로가 쇠퇴기로 접어들면서 원주시가 90년대말 차없는 거리를 추진했지만 상인들 반대로 무산됐다. 이 회장은 "당시 관 주도의 차없는 거리 조성은 홍보도 부족했지만 상인들 인식도 없었다"며 "상인이나 시민들에게 문화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권이 위축되면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입자는 물론 점포주까지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모두 살기 위해서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4년 2월 중앙로 차없는거리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이 시작됐다. 대다수 상인들이 자동차가 통행을 해야 장사가 잘된다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가마다 다니며 문화의 거리 조성의 필요성을 알려나가는 데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한 용역발주와 여론조사,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점차 상인들도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50%의 성공에 그쳤다고 평가한다. 

공간을 마련했다면 이제부터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추진위원회 차원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1월 추진위원회를 해산하고 중앙로 상인회를 발족, 상인들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출됐다.

현재 중앙로는 두개의 조직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관리를 담당하는 상인회와 시민·문화·사회단체, 원주시, 대학 등이 참여한 운영위원회가 이달안에 구성되는 것. 운영위원회는 이달안에 발족하게 되고, 3월부터 활동한다.

최근 문화의 거리 조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지켜봐달라는 의견이다. 이 회장은 "지난 겨울 준공한 문화의 거리에서 당장 결실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욕심"이라며 "나머지 50%는 상인과 시민, 단체가 함께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