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젖줄인 4대강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4대강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가까운 원주천도 그렇다. 국토해양부는 12월말에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이어 기습적으로 소규모 댐 계획을 발표하였다. 원주천 하류에 1, 2댐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치악산 물을 담는 소초면 학곡저수지와 매화산 물을 담는 횡성군 우천면 오원저수지의 저수용량을 2배 가까이 늘리는 소규모 댐으로의 보강계획이 덧붙여 졌다.
　계획에 의하면 원주천 댐은 저수량이 110만㎥와 70만㎥이고 학곡댐은 현재 110만㎥에서 227만㎥, 오원댐은 120만㎥에서 222만㎥로 보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도 원주천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2005년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금대리 지역에 저수용 댐을 건설하여 일정한 양의 물을 방류하여 수질을 개선하자는 논의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지역주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국책사업이라는 포장을 거친 것이다.

날씨가 따사로운 오후시간에는 가족끼리 또는 친구끼리 원주천변 둔치를 따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으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보인다. 가끔씩 청동오리의 모습과 백로도 만날 수 있다. 또 남한강은 어떤가?

귀래를 지나 부론면 단강리에 이르면 갈대밭과 자연습지, 그리고 유유히 물 흐르는 소리를 내며 충청도와 강원도를 가르는 남한강을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영상위원회가 있어 영화 촬영장소를 안내하는 책자가 발간된다면 제일의 장소가 바로 이곳인데 오히려 천만다행으로 지금의 풍경이 제격인 것 같다. 섬강과 남한강의 합수지점인 흥원창에 비가 내리는 날에 가면 물안개와 절벽의 모습을 한 폭의 산수화로 그려 가슴에 담고 온다.

이런 소중한 원주지역의 강에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경제적 측면의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수질개선과 주변 교통망 정비라는 명분으로 강의 흐름을 곧게 펴고 강 한 가운데를 파내는 토목공사장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1차원적인 경제살리기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은 500개에 달하는 기존 댐을 해체하는 등 댐이 가져온 편익에 비해 더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고 세계댐위원회는 보고하고 있다.

논자는 원주천 잔디밭에 둘러앉은 시민들이 가족과 더불어 즐거운 피크닉을 즐기고 한쪽에선 야외음악회가 한창인 여가문화공간으로서의 원주천을 제안하며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도심의 가운데를 관통하는 원주천을 살려 시민의 문화 및 여가공간으로 살리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단계동에서 원주천으로 흘러가는 우산천도 복개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연하천으로 되돌려야 한다.

셋째, 남한강을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게 하고 소규모 자연습지와 갈대 밭을 자연생태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토해양부의 졸속계획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서 제외된 지역에 대한 달래기 차원이라면 정부는 지자체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는 시내를 가로 지르는 원주천을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계획에 먼저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주민의 의사와 관련 없는 댐 계획을 강행한다면, 댐을 둘러싼 개발편익에 관련된 특혜제공과 댐 관리에 필요한 조직을 유지하거나 확장시키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