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관리 어려워 모판 200개 다 버렸다"
원주시 "기술부족 원인…농민교육 강화할 것"

원주시가 매년 농민들에게 팽연왕겨 상토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실효성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팽연왕겨 상토는 미곡처리장) 부산물인 팽연왕겨에 요소질, 미강, 물, 규산, 석회 등을 혼합해 60~90일 정도 발효시킨 것으로 여기에 볍씨를 뿌려 모종을 기르면 제초제 사용을 억제할 수 있고 보온성이 뛰어나 냉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유기물 함량이 높아 비료 사용이 줄어들고 기존 상토흙에 비해 묘판무게가 가벼워 작업이 쉽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농민들은 회의적인 반응. 팽연왕겨 상토로 효과를 본 농민도 있지만 관리가 어려워 실패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귀래면 한 농민은 "발아과정에서 푸른 곰팡이가 피어 모판 200개를 다 버리고 다시 사다 심었다"며 "왕겨에 곰팡이 균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을 받고 시키는 대로 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호저면 한 농민은 "왕겨가 완전 발효돼 오는 게 아니어서 발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가 벼가 익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초기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같은 민원때문에 실험을 한 결과 팽연왕겨 상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관리기술 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농민교육을 강화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가 팽연왕겨 상토지원 사업으로 세운 예산은 농협 및 자부담을 포함해 1천670ha에 5천170만4천원. 한 농민은 "획일적으로 지원하지 말고 팽연왕겨 상토를 원하는 농가는 지원하고 일반 상토를 원하는 농가는 일반 상토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