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집행하고 사회적 일자리 1천270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기상황을 감안할때 재정 조기집행이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정부나 지자체가 취할 수 있는 적절하고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들이 쏟아내는 이러한 정책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숫자 놀음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재정 조기집행은 매년 연례적으로 나오는 얘기다. 전반기 집행율이 예년보다 조금 높아진게 차이라면 차이다.
　사회적 일자리 1천270개를 만든다는 계획도 알고보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원주시가 발표한 사회적 일자리는 노인  일자리 사업, 공공근로, 장애인 활동보조인, 노인돌보미, 청년인턴십 등이다.  대부분 노무현 정부가 사회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복지혜택 확대를 위해 추진해 오던 사업들이다. 일자리 숫자를 놓고 보면 조금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하다.
　이같은 숫자놀음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최근 정부는 녹색 뉴딜사업이라는 거창한 구호아래 4년동안 일자리 95만개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중 신규일자리는 21만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경기침체와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기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이해하면서도 뭔가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건국이래 최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그렇다면 지자체가 대처하는 방법도 종전과는 달라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일이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상 대책기구라도 구성해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해야 한다. 기업체 및 소상공인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해결방법은 없는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어느 정도인지, 일시적이나마 사회적 구호가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 등등…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느냐를 떠나 시민들의 어려운 부분을 일일이 챙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도 대책팀을 만들어 체계적인 서비스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일자리를 연결시켜준다면 고용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현재 계획돼 있는 사회적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에 불과해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기 어렵다.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시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