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누구에게나 그 맛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왕중왕 급인 1등급 이상의 거세한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단계동 치악산한우전문판매점 목촌(대표: 김경화)의 고기 맛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손님상에 오르는 고기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철저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목촌은 초심에서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정직한 경영을 실천하기에 '신뢰' 하나로 단골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목촌을 이끄는 이한생(45)·김경화(42) 부부는 음식점은 물론, 개인사업이 처음이다. 성실히 일하고 월급날 저축하는 게 전부였던 이들 부부는 회사의 위기로 어쩔 수 없이 개인 사업을 고민하다 한우전문점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소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업이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았지만 적어도 이한생 씨에게 만큼은 한우전문점이 적격이라는 확신이 앞섰다. 축산학과를 졸업해 축협에서 근무하며 한우 인공수정까지 직접 했던 그의 머릿속은 오직 한우로 가득찼던 것. 게다가 대한통운에서 일하는 동안 유통까지 꿰차고 있었기에 더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은 거세우를 판매하는 게 맞나 싶게 저렴한 가격에 놀란다. 또 쌀에서부터 각종 야채와 심지어 고춧가루까지 직접 재배한 무공해 농산물을 사용한다. 이는 그들이 사는 인생철학처럼 켜켜히 쌓인 신뢰 하나로 아무 댓가없이 도움을 주는 주변인들로부터 이어갈 수 있는 것들이다. 거기다 치악산 큰송이 버섯 등 천연조미료로 간을 해 음식 맛이 깔끔하며 김치도 직접 담그기에 믿을 수 있다.

붉은 빛깔에 먹음직스러운 생등심은 연하고 부드러워 혀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살짝 익혀 소금에 찍어 먹으면 한우 특유의 육질과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점심메뉴로 선보이고 있는 불고기전골도 푸짐하고 고급스런 맛에 상견례 자리에서도 즐길 만큼 인기가 좋다.

이들 부부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먹는 일인 만큼 손님상에 내어가는 음식만큼은 항상 자부심을 가질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에 대한 불신으로 '요샌 믿고 먹을 게 없다'는 손님들의 한탄을 불식시키고 손님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얕은 유혹이나 주변의 변화에도 꺾이지 않는 외고집을 고수하는 것.

일반소면은 3kg에 5천원이면 구입하지만 이 집의 고집대로라면 3천원이 더 나가는 숙성된 진공소면만을 사용한다. 진공소면은 일반 면에 비해 한참을 삶아야 하고 불리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쫄깃한 맛에서 이미 승부가 가려지기 때문.

문제는 수요가 없다보니 고급이 많지 않아 물건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으면 '오늘은 소면이 안 된다'는 사과로 손님 앞에 고개 숙여야 한다. 또 한우만 팔아서는 장사가 안 되기 때문에 곰탕을 선보이려 개시를 알리는 현수막까지 걸었다가 오리지널 사골로 우려내도 인공첨가물이 들어간 진한 맛이 나질 않아 남들처럼 첨가물을 넣을 수 없어 판매를 포기하기도 했다. 더욱이 고기는 거세우의 갈비살, 등심 등 특수부위만 사용해 가격대가 높지만 낮은 가격에 판매되다보니 많은 이윤이 남을 리도 없다.

김경화 대표는 "남편은 소면 하나, 설탕 하나를 사도 성에 차지 않으면 아예 치워버리는 유별남 때문에 당장 음식을 팔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면 속이 터지지만 손님들이 그 정성을 알아봐주시고 멀리서도 애써 찾아주실 때는 남편의 올곧은 정신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새로 온 손님이 기다려도 음식을 즐기는 먼저 온 손님에게 불편을 끼칠 것을 우려해 옆 테이블은 늘 비워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이들 부부의 세심한 배려와 믿음이 오늘도 이 집을 북적이게 만들고 있다.

한우 생등심·생갈비살 3만3천원, 육회 2만원, 내장전골, 불고기전골 7천원이며 좌석은 40석. 영업시간은 오전10시~오후10시까지. 차량운행 가능하다.

문의: 746-9931(목촌)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