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라"
금융: 실물자산 버블붕괴 장기불황 우려

이종윤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 부지점장)

부동산 불패 신화와 주식열풍에 너나없이 몰입했던 우리사회, 작년 9월 위기설에 이은 미국 투자은행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건너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지금, 지난 1997년 11월에 밀어닥친 IMF금융위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있다.

무너지는 기업, 넘쳐나는 실직자로 내일이 없을 것 같았던 절망과 상실감 속에서도 구국의 일념으로 장롱 속 깊숙이 간직하던 반지와 목걸이를 금모으기 행사에 선뜻 내놓았던 초로의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지난 1997년 IMF 금융위기가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시흥국 시장에 한정 된 국지적 금융위기이었다면 지금은 선진국과 후진국, 자원부국과 빈국 가릴 것 없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로 치닫고 있고 IMF에서는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미진 할 경우 제2의 세계 대공황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끝없이 치솟던 환율 폭등으로 외국에 있는 자녀들의 학자금을 보내주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모습과 원유가격의 롤러코스트는 머리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어지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미·중·일 통화 스왑체결과 10월 이후 무역수지 흑자전환 등으로 어느 정도 외환 부족 위기가 진정 되어갈 즈음 환란의 위기는 거의 끝나간다는 주장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침체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고, 1분기 중 최고조에 달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 될 것 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어렵게 내 집 마련의 꿈은 이뤘지만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가격 하락과 금융비용 부담에 밤 잠을 설치는데 아침 첫 뉴스는 어두운 경제관련 소식 밖에 들리지 않는다. 판매부진과 자금부족으로 폐업하는 영세자영업자와 부도기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구조조정 공포속에 지난 한해의 말미를 보냈다. 도대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한꺼번에 망가뜨린 위기의 근원이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일까

분명 최근의 사태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이번 위기가 경기순환 사이클에서 나타나는 주기적인 경기 침체와 다르다는 점이다.

최근의 위기는 1980년대 이후 장기간에 걸쳐 누적 형성된 자산 버블의 분기점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 부실이 촉매제가 되어 그간 형성된 실물자산 버블의 거품을 일거에 걷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실물자산의 버블 붕괴는 자산과 소득의 감소를 가져오고, 소득의 감소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아 소비가 줄고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이 감소해 성장은 둔화되는데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이른바 스테그플레이션에 진입,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위기 탈출을 위해 정책당국은 경기부양을 적기에 과감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고용창출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동안 정책당국은 시장은 항상 옳다는 인식과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자기 정화작용으로 항상 균형을 찾아간다는 생각에 빠져 감독에 소홀 한 점이 없었는지, 금융기관은 자금 공급과 운용에 균형감을 상실 하지 않았는지, 개개인은 투기적인 요소에 너무 집착 하지는 않았는지 우리 모두 되짚어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해의 어려웠던 모든 것을 훨훨 털어 버리고 우리 모두 합심해서 소처럼 우직하게 앞만 보고 나갈 때 이번 위기는 극복 되리라 믿는다.

고사 성어에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 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고,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물고기를 잡는 원리를 가르쳐 주는 것" 이라했다

우연은 한두번의 성공은 이룰지 몰라도 지속적인 성공은 기대 할 수 없다.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려울 때 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고,  검소한 생활 태도와 근면·성실한 자세로 일할 때 비로서 외부로 부터의 위협 요소는 점차 사라지고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이 이루어져, 선진국의 꿈이 실현 될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원몽재

부동산: 매물 늘고 거품도 걷혀

원몽재(LBA 지평공인중개사 대표)

연말연시를 맞아 만나는 사람마다 조심스레 경제전망을 묻는다. 일반 서민으로서는 불황의 터널이 길수록 더욱 힘든 삶의 풍파를 견뎌내고 혹시라도 경제문제로 인해 가정에 닥칠지도 모를 두려움은 커질 것이다. 게다가 각종 미디어조차도 마치 경쟁하듯 낙관보다는 비관적인 전망만 쏟아 내놓기에 급급하다. 경제는 분명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에 온 국민이 합심하여 이를 대처해야 함에도 말이다.

200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사태와 2008년 상반기의 투기자본에 의한 고유가 행진으로 촉발된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현재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지구촌 모두가 유례없는 공황상태를 겪고 있다. 나비효과의 속도와 범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터넷경제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어떠할 것이며 어떻게 나갈 것인가. 투자로서 자산이나 포트폴리오의 일환 등으로 집이나 땅 같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유동성(현금)이 그리 넉넉지 못한 가계나 기업으로서는 하루속히 이 답답한 터널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시때때로 발표되는 정부정책에 긴장하며 귀를 기울인다.

최근 정부는 12. 12 부동산조치와 같은 부분적인 세제완화나 분양권전매 허용 등 여러 규제완화를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하다. 그 조치들이 규제해제가 가져올 가격폭등이나 시장교란 내지 형평성이나 배분왜곡을 우려해서인지 몰라도 각 경제주체들이 보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지며 그나마 수도권 위주의 조치로 보여 그렇다.

2009년 상반기 중으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일정조건하에 신규주택취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이나 재건축 허용, 일시적 2주택 기간의 2년 연장 등의 조치에 이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 즉 전반적인 세제완화와 함께 이의 하나로서 부재지주, 비사업용 중과제도 폐지가 거론된다.

더욱이 그동안 돈의 흐름을 막아왔던 거래허가제, 투기지역 지정 등도 해제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과 통화 스와프 체결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대내적으로 금리인하와 재정확대 및 이의 조기집행을 하거나 약속한 만큼 소위 돈이 돌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해가고 있다.

사실 지금은 투기나 유동성과열에 의한 물가폭등을 걱정할 때는 아니다. 오히려 자금경색이나 자신디플레로 인한 경제규모축소가 가져올 실업문제나 가계나 기업의 파산을 우려할 때라고 본다. 이번 시장상황이 IMF때와 같은 국내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라는 점에서 정부는 더욱 더 과감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의 경제성장률을 1~3%선으로 보아 이 불황의 터널을 길게는 2~3년으로 보기도 하고 바닥시점을 2009년도 하반기로 보는 분석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수치가 아니라 각 개별 경제주체의 경제운용과 그 대처방법일 것이다.

즉, 이러한 경제적 위기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잘만 대처하면 체질을 개선할 수도 있고 투자의 기회도 된다. 부동산 경매시장이나 일반 거래시장을 보더라도 매물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거품이 많이 제거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잘만 선택한다면 실수요 목적이든 자산 증식 목적이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내게 닥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지혜가 요구되고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모두가 이 터널을 무난히 빠져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내집마련 실수요자에겐 투자적기"

	▲ 김수철

경매: 소형·저평가 위주 입찰전략 필요

김수철(뉴리치경매연구소 회장)

12간지 중 소의 해다. 한국경제는 지난 1997년 정축년에 IMF구제금융위기를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깊은 상흔으로 남아있다. 호사가들은 기축년 새해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한다. 삼성,현대 등 대기업부설 경제연구소들이 보고한 2009년 경제전망은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첫째 경제성장률 둔화 또는 감소이고 둘째는 소비자물가상승에 따른 위축심리에 따른 물가불안이며 셋째는 경상수지적자와 환율불안 등으로 요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내수경기의 침체이다. 건설과 부동산시장의 활성화에 의한 내수경기 부양책을 찾는데 정부정책의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부동산은 건설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기활성화 및 국토균형개발 대책으로 공공부문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경기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또한 4대강 유역정비계획발표와 맞물려 건설공사확대와 비약된 계획이긴 하나 대운하건설추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론들로 팽배해 있다.

실질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부양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대다수 경제전문가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다. 세부적인 대안으로는 주택미분양해소 및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이 가져올 부실채권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11.3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처방이 무효화된 현실을 감안하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2009년 정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세제개선과 가격 및 부동산거래규제완화를 처방책으로 내놓을 것이지만 실효성에선 희망적이지 못하다. 불안한 경기전망에 투자의욕을 상실한 부동산투자자들이 고금리와 부동산세제 및 부동산 버블론이 팽배한 현실 속에서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기란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서의 경매시장은 국내경기와 부동산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시장이다. 불황기의 시장상황은 경매건수는 증가하고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현상을 보인다. 자기자본위주의 투자자들은 매수적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입찰한다면 지난 IMF시절과 유사한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가의 부동산은 불황기에 거래가 실종되는 것을 교훈삼아 실수요자를 상대로 하는 저가의 부동산인 소형아파트와 저평가아파트 위주의 입찰전략이 필요하다. 토지 등의 장기보유성 부동산은 낙찰가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탓에 입찰가격 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고 반면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근린주택이나 상가건물은 낙찰가율이 하향조정되는 이유에서 입찰자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집마련을 미뤄왔던 실수요자들에겐 투자적기이다. 세심한 권리분석을 통해 추가부담액을 줄인다면 시세와 대비해서 저렴하게 내집장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경매시장은 불황기에 빛을 발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침체위기를 투자기회로 여기고 경매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IMF가 어떤이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어떤이들에겐 뉴리치(신흥부자)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경매하는 이들에겐 호기일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관망만 하고 있을 때 경매인들은 저가낙찰로 부를 축적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의 마스코트가 황소동상인 까닭은 황소는 뿔을 들어올려 공격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이를 주식시장에 반영하여 상승장을 이끌어 내자는 염원과 희망을 담아 세운 월스트리트금융인들의 행운조형물이라 한다. 상승장을 이끄는 것을 불스마켓이라고 칭하는 것도 그렇고 불루칩이란 용어가 생겨난데도 황소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카우보이들이 콘테스트에서 우량소로 선발된 소에게 푸른색 천을 둘러준데서 생겨났다는 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소의 해인 2009년은 이렇듯 황소의 뿔에 경기회복의 희망을 걸어 볼일이다. 태평가를 노래하지 못할지언정 희망가조차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