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전망에 관해 전문가들마다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 바닥을 쳤던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과 워낙 위축돼 있어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비관적 시각으로 나뉘고 있는 것.

최근 분위기는 후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계적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서울은 물론 지역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이 끼치면서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릴 것으로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분양·전세물량 쏟아져…수요자 선택폭 넓어진다
불황기에는 소형점포 유리…소액창업 증가 예상

▷입주물량 줄고 분양물량 늘어

올해 아파트시장은 작년대비 입주물량은 감소하고 분양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입주예정인 아파트는 흥업면 두산위브아파트(627세대)와 효성백년가약(652세대), 무실동 e-편한세상(592세대), 한라비발디(634세) 등 민영아파트 2천505세대와 무실3지구 국민임대아파트(602세대)와 개운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내 국민임대아파트(232세대) 등 3천339세대이다. 이는 작년(5천407세대)보다 38% 감소한 수치이다.

작년 704세대에 불과했던 신규아파트 분양은 올해 풍림아파트(970세대)와 현진7차아파트(816세대),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662세대) 등 민영아파트 2천448세대와 흥업·무실2 국민임대아파트(586세대, 870세대)와 태장 국민임대아파트(664세대), 태장5지구 국민임대아파트(514세대) 등 모두 5천82세대이다.

분양예정 아파트는 민영아파트의 경우 분양변수가 작용할 수 있지만 대한주택공사의 국민임대아파트는 올해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주부동산 중개네트워크협의회 김학길 회장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실질적인 거래가 늘어나는데 입주물량이 감소하면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가 줄어들어 거래는 활성화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부동산시장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작년부터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이미 미분양물량이 2천여세대에 달하고 있어 입주물량이 감소하더라도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벽산블루밍과 금강아이움, 현대 I-PARK 등에 전세로 입주한 세대는 계약만료시기가 올해이기 때문에 전세물량이 상당히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 매수자는 처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평공인중개사 원몽재 대표는 "원주는 아파트에 대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올해부터 기존에 입주한 아파트로 이사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결국 질이 떨어지는 아파트는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감면 관건

올해 토지시장은 양도소득세 감면 여부가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주택에 한해 내년부터 2010년까지 주택을 양도하거나 취득 시 양도소득세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토지거래까지 완화하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부재지주,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이다. 원주는 혁신·기업도시 보상에 따른 대체농지 구입 등이 사실상 양도소득세 때문에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지역 농지가 3.3㎡당 수십만원까지 오르게 된 요인도 높은 양도소득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양도소득세가 완화되면 현재 수십만원까지 오른 땅값도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원몽재 대표는 "비정상적으로 토지가격이 올랐지만 지난 11월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도 땅값 하락은 지속되겠지만 양도소득세가 완화되면 거래량은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보상금의 향방 귀추

기업·혁신도시와 태장·흥업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등의 보상이 올해 상당수 지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땅값이 올라 대체토지 매입으로 인한 매매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실3지구에 이어 무실2지구에서 분양받은 상당수 부재지주들이 택지와 대체농지, 수익형 건물 구입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토지거래는 작년보다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게 원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흥업·태장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는 작년에 보상이 일단락 되면서 상반기 중 이주와 철거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동산업계는 보상금이 일부 미분양 아파트와 원룸, 상가 등 수익성 건물에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지역으로 무실3지구와 무실2지구, 봉화산택지, 혁신도시 인근지역이라는 것.

원몽재 대표는 "토지 수용자 가운데 나이가 많은 사람은 보상금을 받아 농사지을 땅을 사는 대신 아파트나 상가를 사려는 경향이 최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말부터 이주가 시작되면서 물건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투자를 고려해 개발지역에서 너무 떨어진 곳에 투자하면 수익을 보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액 창업 증가 전망

2009년 창업시장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금융권 대출 축소 등으로 창업자들의 자금이 줄어 소액창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소상공인지원센터는 올해 창업시장에 대해 불황기에는 대형보다 소형점포가 유리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원주의 상권은 원주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서는 단계택지와 봉화산택지, 무실3지구를 중심으로 상권변화가 예상된다. 시청사가 들어선 무실3지구는 올해부터 상업건물이 들어서면 기존 무실1지구와 함께 원주에서 가장 큰 상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단계택지와 봉화산택지도 무실3지구와 연계, 유동인구가 증가해 잇따라 점포 입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몽재 대표는 "봉화산택지내 상가건물의 임대료가 내려가지 않는 것은 올해부터 급성장할 무실3지구와 단계택지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동인구 급증에 따른 창업아이템을 고려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소상공인지원센터는 소형점포가 유리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투자비가 적게 들고 실패하더라도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투자비 회수도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불황에 강한 국수 전문점, 미니토스트 전문점, 저가 스테이크 전문점, 업그레이드 도시락점, 분식점, 테이크아웃 패스트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함께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포들의 업종 전환과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간판을 교체하고 상품만 변경해 저렴하게 창업할 수 있는 리모델링 창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민대상 창업아이템인  치킨·호프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 찌개 카페 등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또 신규택지를 중심으로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커피 등을 함께 취급, 20~30대를 공략하는 베이커리 카페나 커피전문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아파트·상가건물 경매시장서 눈독

작년말부터 경매시장에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분야가 소형아파트와 상가이다. 작년 경매시장은 건수는 증가하고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고가의 부동산을 경매로 낙찰받기보다 실수요자를 상대로 하는 저가의 부동산을 공략하는 입찰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뉴리치 경매연구소 김수철 소장은 "토지 등의 장기보유성 부동산은 낙찰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는 입찰가격 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린주택과 상가건물은 입찰자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시세와 대비해 저렴하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경매시장은 물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