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노숙인들의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오랜 노숙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진 노숙인들은 추운 날씨에도 갈 곳이 없어 원주천 다리 밑이나 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

2007년도 원주노숙인센터에서 파악한 노숙인 사망자는 14명에 이른다. 대개는 오랜 노숙생활에서 얻은 지병으로 사망하지만 살해당하거나 동사하는 경우도 있다. 원주노숙인센터 이상길 팀장은 "알코올 중독자는 술에 취해 입소할 경우 다른 입소자들이 쉴 수 없어 쉼터에도 입소시킬 수 없다"며 이들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원주노숙인센터에서 주 1회 야간에 이들을 찾아다니며 컵라면, 이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 인력 부족으로 매일 할 수가 없어 보호대책이 되지 못한다.

원주시에는 노숙인들의 보호시설이 세군데 있다. 정원 20명의 원주노숙인센터, 정원 6명의 다시서는 집, 원주시립복지원이다. 그러나 이들 시설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알코올 중독 노숙인들을 위한 시설은 한군데도 없다. 알코올 노숙인들이 발견되면 대개 시립복지원으로 보내지지만 대개는 하루 이틀을 못 넘기고 다시 거리로 나선다. 이들 스스로가 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

치악교 아래서 만난 노숙인 배모 씨는 매일 무료급식소에서 얻어먹는 점심 한 끼니로 하루를 버틴다며 왜 술을 먹느냐는 물음에 "배고프고 추워 죽겠어서 술이라도 먹어야 살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들을 위한 정신적, 환경적 보호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운경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