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조선조 500년간 강원도 감영이 있었던 곳으로 지방문화행정의 중심지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 신라 5소경 중 하나인 북원경이 있었던 나말여초와 고려까지 소급한다면 약 천년 이상동안 원주는 지방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다.

이렇게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던 도시이면서도 원주는 전통문화도시로서 특징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거의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나면 원주는 치악산, 백운산 등 은신처가 있어 대군을 동원하는 통로였기 때문에 전쟁터가 되었다. 다행히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강원도가 많은 예산을 들여 감영을 복원하여 일부 완공하였고, 우체국까지 이전하게 되면 어느 정도 지방문화행정의 중심이었던 감영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감영터 조성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즐기는 축제로 강원감영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원주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치악제에서 감영제로 바꾸어 축제를 실행한지 이제 불과 4년 지났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진행하는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에 비해 올해 축제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전통장터와 전시 등은 2007년에 비해 약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제례행사, 순력행차, 공연무대 등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가 낮아진 원인은 이전 감영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프로그램 중심으로 기획되어 관람객들에게 흥미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부족하였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참여자들 79%가 원주시민들이다. 아직 지역축제, 주민축제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참여하는 시민들도 10대와 20대 학생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축제참가자 지출경비수준을 보면 1만원 이하 돈을 쓰는 사람들이 54.6%다. 축제장 불편사항으로 매년 지적되고 있는 주차시설(28.2%), 장소협소(26.6%) 문제도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다.

향후 우체국 이전으로 장소협소문제가 해소되겠지만 주차시설 문제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지역문화자원과 연결하여 감영이외 지역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차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2007년과 비교해 보면 휴게시설, 위생시설 및 안전시설, 행사안내요원 충분성, 행사진행요원 친절성, 종사자 숙련도 등의 항목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은 이제 감영제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고 있는 반증이라고 생각된다. 축제운영자들의 열성이 축제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요인은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

원주의 이미지는 강원감영이 있었던 전통도시라는 점과 건강의료복합첨단산업도시라는 특징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때 지역이미지의 균형성이 제고될 수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강원감영제가 지역문화를 소개하고 정체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10대, 20대의 참여율이 높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방안으로 감영제 인터넷 홈페이지를 지역의 역사에 대한 정보제공을 다양하게 하여 축제기간뿐만 아니라 1년내내 축제가 살아있도록 사이버상의 감영제 관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감영제가 보다 발전되기 위해서는 축제기획과 연구가 상시 운영될 수 있도록 감영제 위원회와 감영관리사무소를 통합하여 일원화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감영제의 비전과 전략목표 등을 분명하게 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여 국비확보가 이루어져 강원감영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축제 아니 국제적인 축제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 감영제가 단순히 지역주민들의 축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이미지의 제고나 교육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 교토의 기온축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9세기 전염병예방을 위한 제례행사에서 출발된 이 축제를 더운여름 한달내내 운영돼 시장활성화, 교토경제활성화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원감영제도 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장상인들이 중심이 돼 운영, 자발적인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축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자발적인 시민참여야 말로 강원감영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 판단된다. 2008년 감영제 운영의 문제점을 잘 검토해 내년에는 원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성공축제가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