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TV프로에서 본 이야기이다. 성실히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이 어떤 여자랑 호텔에서 다정스레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 아내의 친구들이 그 아내에게 알려준다. 아내는 혹시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게 아닌가하고 의심하여 흥신소에 추적을 부탁한다. 돈을 받고 여러 날 남편을 미행하였으나 허탕을 친 흥신소 사장은 자기 여직원을 활용하여 남편과 의심받을 만한 사진을 찍게 해서 아내에게 제시하며 심층추적을 위한 활동비를 추가로 받아내려다 들통이 난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조작된 증거(정보)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한 사기행위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이처럼 거짓 증거나 근거없는 소문을 퍼트려 주식거래에서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소위 '주가조작' 또는 '작전'이라 불리는 시세조종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은 2005년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한다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실명 및 차명계좌를 통해 세종증권 주식을 100억원어치 매수했다가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을 때 매도하여 무려 200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한다.

이는 증권거래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증권거래법 제188조 2항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자와 이들로부터 정보를 받은 자는 이 정보를 이용해 이 회사의 유가증권 매매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금지규정을 두는 이유는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려면 거래참가자들이 관련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는 정보의 대칭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이론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증권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가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가격에 반영하는지의 정도에 따라 시장의 효율성을 구분한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정보 중에서 과거의 주가와 거래량 등과 같은 역사적 정보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시장을 약형(weak form)의 효율적 시장이라고 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과거의 주가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여 주식거래에서 초과수익을 얻으려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또 역사적 정보는 물론 각종 언론의 뉴스와 공시사항 등의 공개적 정보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시장을 준강형(semi-strong form)의 효율적 시장이라고 한다. 이 시장에서는 공시된 뉴스나 자료를 분석하여 주식거래에 활용하려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다.  미공개 정보를 가진 거래자가 유리한 시장이다.

가장 효율적인 시장인 강형(strong form)의 시장은 역사적 정보와 공개적 정보를 포함하여 기업 내부자들만이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내부정보까지 모든 이용 가능한 정보가 즉각적으로 주가에 반영되는 시장을 말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어느 누구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들다. 왜냐하면 시장참가자들이 모두 평등하게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거짓된 정보나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짧은 시간에 과도한 이득을 얻으려는 비정상적 행위를 볼 수 있어서 안타깝다.

지난 10일에 닫은 원주천 농산물 새벽시장의 경우에도 높은 거래실적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순수 경작자가 아닌 중간상에 해당하는 좌판상인이 타지역, 심지어 타국의 생산물을 진열하여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개설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밖에 특정지역의 개발계획이 확정·발표되기 전에 허위사실을 퍼뜨리거나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하는 행위, 판공비 집행자가 확실한 지출목적이나 근거를 제시 못한 채로 사용실적을 공개하는 행위, 또 학교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학교들이 좋게 포장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공표하는 행위 등도 정보의 평등기반 위에서 '살기좋은 행복한 원주'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 삼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