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인구 30만명 이상 26개 도시중 교통안전이 가장 취약한 도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국토해양부가 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해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자가 인구 10만명 기준, 558명으로 26개 도시  중 가장 많았다. 또한 26개 도시 평균 263명 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수치다. 원주시 인구가 3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1천60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얘기가 된다.

교통사고는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일이지만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지불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할 수 있는 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지난해 발표된 교통문화지수에서도 인구 30만명 미만 53개 도시중 53위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해야 한다. 통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노력을 안한 것이지, 그도 아니면 교통사고를 줄이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또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WHO 안전도시는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다. 이제 안전도시로 공인까지 받은만큼 그에 걸맞는 대책과 노력이 뒤따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통계를 보면 운전자나 보행자의 안전의식은 의외로 높게 나타났다. 안전띠 착용률이 88%로 26개 도시중 2위를 차지했으며 횡단보도 신호준수율도 97%로 평균보다 10%이상 높았다. 그러나 교통사고 사망자나 중상자 수, 어린이 안전영역에서의 과속 등에서는 하위권에 속했다. 통계만 놓고 본다면 원주시 교통문화지수가 전국 꼴지인 것은 도로나 교통시설물 등이 교통사고에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운전자들이 안전띠 착용 등 자신의 안전에는 관심이 높은 반면에 남의 안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통사고 원인 중 도로환경에 의한 사고가 전체의 10% 미만이고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의 행위로 인한 사고가 82%인 점을 감안하면 원주시가 교통안전이 취약한 도시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전자의 안전의식 부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찌됐건 내년에 실시될 교통문화지수 조사에서는 최고 안전한 도시로 평가받지는 못하더라도 중간은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주길 바란다. 원주시와 원주경찰서, 교통관련 단체들이 교통안전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분명한 성과목표를 세우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