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 독자로부터 '문막 인문계고, 이제 시작이다'는 사설에 대해 따끔한 질책이 있었다. 내용인즉 좋은 학교를 만드는 일은 교육당국이나 자치단체의 책무인데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해결책인 것 같은 인상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지역에 소재한 학교들이 명문학교로 발돋움한 과정을 보면  학교장의 강력한 의지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원동력이 됐다는 표현이 오해를 산 것 같다.

지난 주 사설에서 원주에 있는 학교를 명문학교로 만들자는 의견을 피력한 가장 큰 목적은 자치단체가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 중 자녀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대다수 부모에게 자녀교육은 가장 큰 관심사여서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때문에 명문학교를 만드는 것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원주에 있는 모든 학교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만든다면 전국에서 유학온 학생들과 자녀교육을 위해 원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다. 삶의 질 또한 전국 최고가 될 것이다.

따라서 자치단체가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손해볼 게 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교육에 투자하는 예산이 미미하다. 원주시에서 학교에 투자하는 연간예산도 학교체육이나 시설개선 지원비 수십억원이 전부다. 교육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면서도 형식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는 것은 교육은 국가가 담당하는 분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이제 달라질 필요가 있다. 지금은 지방자치시대다. 의무교육은 국가가 할 일이지만 특정 자치단체가 교육예산을 늘려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 원주시연간 예산은 7천억원에 달한다. 7천억원을 어디에 사용하느냐는 단체장의 의지와 주민들의 여론에 달려있다. 또한 유치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인구는 원주시 인구의 1/3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투자되는 예산은 매우 미미하다. 아마도 이들이 선거권을 가졌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따라서 발상을 전환한다면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치단체나 시의원들이 밤늦게까지 맞벌이를 하면서 돈을 벌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부모의 심정으로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 된다. 생각만 바꾸면 원주에 있는 모든 학교를 명문학교로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자. 교육환경 개선은 물론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데도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자치단체 예산으로 영어도 가르치고 특기교육도 시키자. 운동도 가르치고 인성교육도 강화하자. 이같은 투자로 원주의 모든 자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한다면 20년, 30년 뒤 원주는 한국 최고의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