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중국에서 가짜계란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멜라민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온 보도여서 충격이 더했다.

식품에 대한 불안은 중국산 농산물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주부들에 따르면 중국산 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중국산을 구입하지 않으면 그나마 안심이지만 원산지 표시도 믿을 수 없다보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산이라고 100%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농업이 규모화하고 대량생산체제로 전환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농업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기업화 하면서 소비자 안전보다 기업이익에 눈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에서 해방될 수는 없는 것일까.

로컬푸드운동이 그 대안이다. 로컬푸드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이다. 소비자가 생산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직거래를 통해 싼 값에 구입할 수도 있다. 품질에 대한 인증시스템을 도입하고 농민과 지역소비자간 중개역할을 담당하는 믿을 수 있는 유통시스템만 갖추면 완벽하다.

로컬푸드운동은 원주에서도 이미 시작됐다. 상지대학은 2005년부터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쌀과 채소를 원주생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원주시청 구내식당도 원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원주쌀 토토미는 어린이집과 대규모 식당들이 문막농협과 계약을 맺어 공급되고 있다. 부분적이지만 일종의 로컬푸드운동이다. 최근에는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가 로컬푸드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인증제는 원주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을거리임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협의회는 이를 조례로 제정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로컬푸드운동은 소비자 뿐아니라 공급자인 농민에게도 이익이 된다. 농산물 가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물류비와 유통마진이다. 계약재배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 소비자가 구입한다면 물류비가 대폭 줄어든다. 또한 소비자 단체 등이 중개역할을 맡는다면 유통마진이 크게 감소해 농민들의 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

로컬푸드운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의 생산량과 소비량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수적이다. 민간차원에서 양측의 신뢰를 이끌어내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먹을거리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 농민들을 살릴 수 있는 로컬푸드운동에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