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저면 고산리 이병규 이장이 관내 최초로 '무항생제 한우 인증'에 도전장을 냈다. 항생제가 첨가된 사료를 전혀 쓰지 않는 대신 친환경 볏짚, 등겨, 콩깍지, 옥수수 등의 곡물로만 한우를 사육하겠다는 것.

무항생제 한우는 작년 12월 840㎏짜리 한우 1마리가 국내 최고가인 1천830만원에 팔리며 화제가 된 바 있다. 600㎏ 고급육 한우 암소 1마리가 500만∼6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 안전한 식탁이 화두가 되다보니 비싸더라도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에 낙찰될 것.

그러나 무항생제로 사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물로 먹이는 볏짚, 등겨 등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곡물이어야 하는데다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다보니 한우 병치레가 잦을 수 밖에 없고, 축사환경도 각별히 신경써야 하기 때문.

이 이장은 "우리마을이 새농촌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친환경농업이 확산돼 여물로 쓸 친환경 곡물을 확보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면서 "외양간도 전통방식을 고집해 재래식으로 사육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 이장은 지난 21일 생후 4∼5개월령 송아지 2마리를 입식했으며, 3마리를 추가로 입식해 무항생제 한우 사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젖먹이 송아지이더라도 항생제가 포함된 어미소의 사료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잘 아는 이웃주민을 통해 송아지를 구입하기로 했다. 또한 대학시절 은사인 상지대 동물생명자원학부 정의룡 교수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지속적인 자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 이장은 "처음 시도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성공을 거둔다면 한우사육의 희망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사는 농촌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