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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초등학교 홍의재 교감
"호루라기로 사람들과 소통"
2008년 11월 17일 (월) 김상희 기자 shkim@wonjutoday.co.kr
   
 
   
 

치악초등학교에서는 호루라기 소리가 난다. 날카롭지 않은, 매우 청명한 소리다. 아이들은 저마다 목에 호루라기를 매단 채 뛰놀고 이따금씩 쉬는 시간에는 뚝딱뚝딱 망치소리나 슥삭슥삭 나무 자르는 소리도 들린다. 교무실 내 서랍장과 캐비닛에는 난데없는 나무호루라기와 공구들이 한 가득. 이 모든 게 홍의재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연유한다.

홍 교감은 이 나무호루라기를 통해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 심지어 외부손님과도 소통한다. 단순히 취미로 시작했다지만 마주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나무호루라기를 내밀며 동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홍 교감이 나무호루라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한국스카우트교수회 소속인 홍 교감은 서울회의에 참석했다가 우연한 기회에 나무호루라기 제작법을 배웠다. 구성원 중 미국에 방문한 최초 전수자가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나 맑고 좋아 견본을 가져와 제작법을 전수했고, 이 분은 다시 스카우트 교수회 30명에게 나무호루라기 만드는 법을 알렸다. 그리고 이 중 나무호루라기 만들기를 멈추지 않는 이는 홍 교감이 유일하다.

나무는 등산을 할 때와 봄철 가지치기를 할 때 떨어진 가지를 활용한다. 대추나무, 회양목, 단풍나무, 생강나무(쪽동백), 대나무, 대추나무, 싸리나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재질이 단단하고 몸에 해롭지 않은 나무를 써야하다 보니 나무에 대한 지식도 늘었다. 한 여름에 자른 나무는 속이 마르고 껍질이 뒤틀어지기 때문에 못쓴다. 또 수집된 나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3개월 이상 그늘에 말려야 하고 한 개를 작업하는 데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이렇게 하나의 나무호루라기를 만들기까지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이다.

또 세로로 구멍을 뚫는 작업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어서 3개월 이상 말린 나무를 구멍 하나 잘못 뚫는 것만으로 그대로 폐기된다. 그래도 지금은 구멍 뚫기 성공확률 95% 이상을 자랑하고 있다고.

또 입으로 부는 리드부분을 잘못 끼우면 탁 트인 소리가 나지 않아 가장 좋은 소리를 찾아 일일이 조율하는 등 세밀한 작업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여유가 생겨 호루라기에 조각까지 넣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포로 다듬고 락커칠로 윤을 내면 결 고운 나무호루라기가 완성되는 것.

방앗간 집에서 자란 홍 교감은 어릴 때부터 망치로 두드리고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무호루라기에 푹 빠져 심지어 얼마 전에는 초상집에 가서도 질 좋은 나뭇가지를 주워오고 술 한 잔 하고 집에 들어가서도 나무호루라기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늦은 밤 응급실로 실려가 손을 바늘로 꿰매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나무호루라기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홍 교감은 "나무호루라기는 백이면 백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치악초등학교 식구들 뿐 아니라 한번이라도 방문한 손님들 중 홍 교감의 나무호루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홍 교감은 "2007강원과학축전에서는 나무호루라기 부스를 만들어 큰 호응을 받았다"며 "특히 어른들로부터의 관심이 남달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릴 적 풀피리 불던 우리네 정서에 맞아떨어져서일까. 사람들은 홍 교감이 건네는 나무호루라기에 사람 좋은 향기를 맡고 경계를 해제한다. 문인으로도 활동하는 홍 교감의 푸근한 사람 내음이 각박한 세상,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김상희 기자 s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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