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원주시의회 의원 의정비 결정이 또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는 의정비 인상폭이 너무 크고 의정비 심의위원회 구성이 적절치 않았다는 논란이었지만 이번에는 시의회가 의정비 기준액을 정해 관련 법을 개정한 정부에 정면도전을 했기때문이다.

원경묵 의장은 지난달 29일 강원도시·군의장협의회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관련법을 개정, 지방의원 보수를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으로 정하거나 종전과 같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행정안전부의 의정비 책정기준은 물론 지방의회 의장의 심의위원 추천을 거부하며 심의위원회 구성과 심의결과에도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원주시의회는 지난달 31일까지 시한이었던 의회 몫의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 2명을 추천하지 않았다.

원주시는 의회가 위원 추천을 하지 않았지만 관련 법규에 따라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의정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위원 10명에 대한 자격심사를 거쳐 이번 주 첫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문제는 시의회가 심의위원회 심의결과에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자칫하면 심의위원회 결정이 허공에 뜰 수 있다는 것.

의정비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합한 것으로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원주시 월정수당 기준액은 1천936만원이다. 법에 따라 심의위원들은 기준액에서 ±20% 범위에서 월정수당을 결정한다. 여기에 1년 의정활동비 1천320만원을 합한 금액이 1년 의정비가 된다.

따라서 의정비 최대는 3천643만2천원, 최소 2천868만8천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올해 의정비는 3천910만8천원. 결국 올해보다 최대 1천42만원, 최소 276만6천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심의위원회가 의정비를 결정해도 이를 현실에 적용하려면 의회가 심의위원회 결정금액을 근거로 '원주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데 의회가 이를 거부하면 심의위원회 결정은 의미가 없게 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조례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안전부 기준액대로 의정비를 지급하고 이후 조례가 개정되면 이에 따라 사후 정산하라는 게 정부방침"이라며 "조례가 개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의정비심의위원회 결정이 법적효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경묵 의장은 "위원추천을 거부하고 심의위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회의 입장이 의정비를 올려달라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부당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정부가 요구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